[뉴스핌=황수정 기자]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한 공연이 펼쳐진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인 장소특정 공연 '천사-유보된 제목'(연출 서현석, 아트선재센터 공동제작)을 오는 29일부터 9월3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다.
'천사-유보된 제목'은 일반적인 치장을 하지 않은 극장의 공간 그 자체로 작품을 제작해 단 한 명의 관람객을 위해 공연한다.
관객은 MP3 플레이어를 지급받아 MP3 플레이어 속 지시에 따라 남산예술센터로 입장한다. 60분동안 평소 접근할 수 없었던 장소들을 대면하게 되고, 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VR을 통해 그동안 살펴본 공간을 다른 관점으로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천사-유보된 제목'은 나치를 피하는 긴 여정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철학가 발터 벤야민의 '역사철학테제'를 인용한 것. 서현석 연출은 "'천사-유보된 제목'은 벤야민의 문학적 상상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거칠면서도 고독하고 몽환적인 연극적 상황을 제안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몽환적인 감각들로 채워진 극장의 공간들과 영상을 통해 만나게 될 환상은 관객의 내면을 반영한다. 극장 안에서 만나는 환영이 작품 제목처럼 천사로 남을지 혹은 다른 것으로 기억될지는 작품을 만나는 관객의 몫. 작품은 음영이 뒤바뀐 거울처럼 관객의 마음을 비춘다.
한편, '천사-유보된 제목'은 하루 40명의 관객만 관람이 가능하며 예매를 통해 사전 예약된 시간에만 공연이 진행된다.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