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KKR, 산업혁신기구·정투은과 1.9조엔 제시
양사 합의 도출 시, 한미일 연합은 물건너가게 돼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시바가 협력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8월 말까지 반도체 메모리 사업(도시바 메모리) 매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WD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등과 인수 조합을 만들고, 도시바는 협상을 통해 WD와의 법적 공방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도시바 메모리 매각 절차를 진전시킨다. 양사가 합의에 도달하면 WD는 법원에 매각 금지 신청을 취하할 예정이다.
WD는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를 포함,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과 연합을 맺고 1조9000억엔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안을 제시했다.
WD 측은 이르면 다음 주 도시바 메모리 자산 실사 작업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이번 달 이사회에서 승인을 얻은 후 최종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다만 WD 진영과의 협의가 부진할 경우, 도시바는 자본 확충을 포함해 경영 재건을 위한 다른 방법을 검토하게 된다.
WD는 이 달 안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제 중재 재판소에 제기한 매각 금지신청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도시바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중순 도시바 대표는 채권은행단에 WD와 KKR 연합에 대한 매각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WD 교섭 담당 간부가 이번 주 일본에 도착해 도시바와 진영 관계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바는 매각 조건으로 기술자 등 직원의 고용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INCJ와 정투은은 일본 경제 산업성의 의향에 따라 조기에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할 수 있는 진영을 선호한다.
도시바와 WD가 합의할 경우 INCJ와 정투은이 미국 투자펀드 베인 캐피탈 주도의 '한미일 연합'에서 WD·KKR 연합으로 갈아탈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WD는 초기에 의결권을 부여받지 않고 수천억엔의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입찰에 참가한다. 다만 반독점 검토가 끝나면 20% 미만의 의결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