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제관료 '새 바람' 기대 vs. 감사원 스타일 감독은 '문제소지'
[뉴스핌=김연순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무총장 임명이 확정되면 사상 첫 비경제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 전 사무총장을 사실상 진웅섭 금감원장 후임으로 내정하고 막바지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
김 전 총장은 1957년 경남 진양에서 태어나 진주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와 교통부 행정사무관을 거쳤다. 이후 감사원에서 근무했다.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고 감사원 사무총장을 마지막으로 2008년 3월 퇴임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경남지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11월)에는 당무 감사원장으로 추천돼 활동했다.
그동안 금감원장은 정통 재무관료들이 도맡아왔다. 이런 까닭에 감사원 출신 김 전 총장 발탁은 파격 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는 감사원에서 대부분의 공직생활을 한 김 전 총장을 오히려 금융개혁의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경제 관료 출신으로 금융 경력이 전무한 김 전 총장이 금융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선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적발 위주의 감사원 스타일로 금융에 접근할 경우 금융산업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 스타일과 금융감독과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이를 얼마나 이해를 하고 접근할 지 모르기 때문에 안팎에서 우려의 시각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또 다른 전직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부처는 다르지만 공직사회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잘 하리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금융)업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총장이 정권 수뇌부의 신임을 얻고 있는 만큼 상급기관인 금융위와 불협화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새 금감원장이 금융위원회를 건너 뛰고 청와대와 직접 소통을 할 경우 금융당국간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불협화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수장 교체로 연말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금감원 임원 교체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