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경제방향 북미 이중압박에 '시험대'
실물경제로 옮겨붙으면 '낭패' 불가피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한국경제가 진퇴양난이다. 가까이는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협이 숨통을 죄고, 멀게는 태평양 건너 미국의 한미 FTA 폐기 협박으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북한과 미국의 ‘더블사이드 압박’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 상황의 전개방향과 대처 방법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도 순항과 난항 사이에서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 北핵실험에 美 FTA폐기 주장까지..진퇴양난
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긴장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안정’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정부는 4일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6차 핵실험 관련 영향을 점검하며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무엇보다 최근 대외 통상현안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북한의 추가 도발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될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일 열리는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에서는 북한 관련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 수출, 원자재, 외국인 투자 동향 등 경제상황 전반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시장불안 등 이상징후 발생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갈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실물경제 확대 점검회의를 열어 수출·통상·에너지 등 실물경제 동향을 긴급점검했다.
북한의 핵실험 와중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를 언급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미 FTA 폐기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재협상 과정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카드라는 시선과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으로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미국이 FTA폐기를 진행할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여전히 ‘미지수’상태로 남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물경제로 불안감 옮겨붙으면...'낭패' 불가피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FTA폐기 준비 등이 실물경제로 불안감이 옮겨붙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앞선 5번의 북한 핵실험은 단기충격에 그쳐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2006년 이후 주요 북한리스크가 불거졌을 경우 금융과 외환시장 등에서는 사흘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열린 4일 금융시장에서는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인 코스피지수는 1% 안팎에서 조정을 받는 중이며, 환율도 1% 가까이 오르면서 불안한 심리는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예전과 달리 단기간에 잇따라 도발을 할 경우다. 6차 핵실험뿐 아니라 조만간 재차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국지도발이라도 한다면 국내 경제의 불안감이 증폭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경제는 ‘심리’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데, 잇단 대외 리스크로 불안이 고조되면 심리가 꺾이면서 실물경제에 파급력이 이어져 국내 경제가 혼돈에 빠질 우려도 배제할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단기간에 재차 도발을 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활용하기 위해 ‘동맹과 FTA는 별개’라는 분위기로 나선다면 현재처럼 느긋하게 대응할 일은 아닐 것”이라며 “예전의 사례에 비춰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