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단기간 내 재개 논의도 어렵다" 한목소리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협상 계기 생길 수도" 시선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정부가 조심스럽게 추진하던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도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사태로 인해 개성공단 재개는 당분간 '올스톱'될 것이라는 게 각계의 시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치상황이 극한까지 치달은 만큼 장기적으로 정부의 대처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 전면 중단을 발표해 철수작업이 시작되자 입경한 개성공단 화물차들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 남측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4일 전문가들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이 단기간 내 개성공단 재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고도의 정치적 문제가 발생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재개라는 말도 못 꺼낼 상황이 됐다"며 "대통령까지 나서 최고의 응징을 하겠다는 발언을 할 정도인데 개성공단 재개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조봉현 IKB경제연구소 부연구소장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은 하지 않았다면 정부나 안보리 차원의 노력에 따라 최소 내년 하반기에는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었다"며 "그러나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거래 중단 등 추가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간 내 개성공단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폐쇄한 개성공단의 재개를 시사해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제재 국면에 변화가 있다는 전제하에 "무엇보다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우선 과제로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일부는 '개성공업지구 시행 세칙 분석 및 개선 방안 연구' 연구과제 수행자 공모를 진행하면서 개성공단 운영 재개를 대비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는 모두 남북 간 대화의 여건이 마련되는 상황이 전제조건이었는 점에서 모두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오히려 남북 간 협상에 좀 더 다가설 기회라는 시선도 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아무 일 없이 냉·온탕을 오가는 것 보다는 협상이 시기적으로 빨리 이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당분간은 긴장상황이 오가겠지만 북미 간 대화가 시작되고 남북 간 대화의 여건도 마련된다면 결국 개성공단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엄청난 전략적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정부가 특별히 현명한 대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만약 여건이 변해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져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 부연구소장은 "1년 정도 시간이 지나 상황이 바뀌면 정부도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개성공단이 재개된다고 해도 녹슨 설비 등에 대한 재투자가 필요하고 바이어도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중단 2년 내에는 재개가 돼야 피해를 줄일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5년 24개 기업이 1차 분양을 받은 이래 폐쇄 직전까지 124개 업체와 5만6320명이 일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2015년 말까지 누적생산액은 3조5000억원, 월 상품생산액은 600억원 규모였다. 개성공단과 함께 가동되던 1단계 협력기업만 7700여개, 종사자는 7만7000명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전면중단되면서 남측 근로자 803명이 실업 상황에 놓였으며, 3000여개 협력업체 및 연관기업 근로자 6만여명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고정자산 피해액과 재고자산 피해액, 영업손실 등을 더한 실질적인 피해액이 총 1조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