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문 앞두고 국영 타스통신 등과 인터뷰
“극동지역 개발 수요와 韓 기술·경험 만나면 잠재력 현실화”
“대화 피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때 아냐”
“러, 한반도 평화정착 적극 역할 기대”
[뉴스핌=송의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한국과 EAEU(유라시아경제연합)간 FTA가 체결되면 러시아와의 교역이 큰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극동지역 개발 수요와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결합하면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6일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하기 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TASS) 및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Rossiskaya Gazeta)’와 가진 공동 서면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20일 청와대에서 미국 CBS와 취임 첫 외신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문 대통령은 먼저 “역대 한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른 취임 4개월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깊은 우의와 신뢰를 구축해 한·러 정상차원의 전략적 협력기반을 튼튼히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과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비전을 공유하고 극동지역에서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극동지역의 개발 수요와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결합하면, 극동지역의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고, 앞으로 북극항로 개발, 철도, 항만, 조선, 도로와 같은 인프라 개발과 농·수산, 물류,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사업의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 정부가 북방경제협력 정책을 전담하는 기구를 구성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한국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은 동북아 국가 중 유일하게 러시아와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 나라”라며 “올해 양국간 인적교류는 사상 최대인 5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러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유라시아 공동번영이라는 목표 하에 역내 안정과 통합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간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남·북한과 러시아 3각 협력은 한·러 관계 증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당장은 어렵더라도 한·러가 먼저 시작하고 향후 북한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는 북한과 상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을 이었다.
아울러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 거대한 내수시장, 우수한 과학기술과 한국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을 결합시키면 양국의 상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국과 EAEU(유라시아경제연합)간 FTA 체결 논의가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TA가 성사되면 양측 간의 각종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 양국간 교역이 획기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북극항로를 개발하고,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과 북경, 블라디보스톡을 통과해 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리고,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을 통해 세계경제지도를 바꾸는 일에 함께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임기 중 가장 우선시 할 과제에 대해선 “압축성장 과정에서 만들어진 불평등과 격차 심화를 해소해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발전해 가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돼야 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며 “두 번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 극동지역 발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선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는 장기적 안목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실현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떠한 차원의 대화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발에 대해서 강력하게 규탄하고 압박해야 할 때이지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능력이 고거와 다른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한국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한국 기업들은 상품 판매에만 주력하지 않고 러시아에 공장을 직접 설립·운영해 러시아 국민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왔다”며 “삼성전자, LG전자가 모스크바 인근에서 가전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러시아 판매 1위 자동차인 ‘리오’도 현대기아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내 문 대통령의 인기를 묻는 질문엔 “지난 겨울 촛불집회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했던 후보였다”며 “시민과 함께하고자 했던 의지와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정부의 수장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의 의미와 북한의 도발에 따른 안전문제를 묻는 질문엔 “고품격 문화올림픽’을 선보이려고 한다”며 “전 세계가 경험해 보지 못한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 올림픽을 만들 것이며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저탄소 그린 올림픽을 만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이 북한도 함께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갈 생각”이라고 마무리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