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엠.버터플라이'에서 기묘한 사랑과 인간의 본질을 만나보자.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M.Butterfly)'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 김동연, 배우 김주헌, 장율, 김도빈, 오승훈이 참석했다.
'엠. 버터플라이'는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의 대표작으로,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전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의 충격적 실화를 모티브로 무대화 된 작품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 서양이 동양에 대해 특히 동양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 등을 비판하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까지 폭넓게 다룬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12년 국내에서 초연 후, 2014년,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연출을 맡은 김동연은 "일부러 변화를 주려고 하지는 않았다. 대본을 새롭게 번역하고 원작에 있는 내용을 조금 더 살리고자 했다"며 "가장 중점에 둔 것은 '송 릴링' 캐릭터에 대한 의미, 대본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것들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출은 "공산당 시대에 모든 것들이 금지된 시대에서 '송 릴링'은 굉장히 예술가다. 모티브가 되었던 실존 인물 자체도 굉장히 아는 것들이 많았고 글도 썼던 사람이다. 모든게 금지된 시대에서 그만의 예술, 그만의 판타지를 펼친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단순히 스파이, 사랑 이상을 완성시키려고 노력했다. 전체적인 주제와 함께 지금 이 시대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끄집어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만든 환상에 갇힌 '르네 갈리마르' 역에는 배우 김주헌과 김도빈이 더블 캐스팅돼 소심함과 광기 어린 캐릭터를 넘나든다. 르네 환상 속 절대적 존재이자 스스로 완벽한 예술가라고 믿는 '송 릴링' 역에는 배우 장율, 오승훈이 캐스팅 됐다. 두 사람은 도도하면서 수줍은 동양 여성부터 차갑고 섹시한 남성의 모습까지 선보인다.
배우 김주헌은 "대사량이 많아서 부담스러웠다"면서도 "'르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부터 그가 '송 릴링'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어떻게 자기 환상을 만들어냈는지 등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자신을 에너지가 과도한 타입이라고 설명하며 "연습하면서 많이 눌러줘야 했다. 항상 관객들을 만날 때마다 새롭고 다른 느낌이다. 한편으론 좋지만 긴장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도빈은 "저는 대본 맨 앞장에 '풍부'라고 쓰여져 있다. 연출님이 더 풍부하게 많은 걸 표현해보라고 주문했다. 제가 좀 소극적으로 연기를 한다"며 "극 속에서 '르네'가 쭉 끌고 간다. 감정의 변화를 확 줘서 다이나믹하게 극을 끌고가는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기존 공연에서 생략, 축약되었던 장면을 되살리면서 원작이 가진 구조적, 의미적 완성도를 높였다. 당시 실존 인물들의 삶을 심도 깊게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적 심리와 욕망에 접근, 시대적 거리감을 극복하고 현 시대의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한편,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오는 12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연극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