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자 공격에 맞선 행위, 진실규명 요청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는 미얀마 군이 극단주의 세력에 맞선 정당 방위라고 주장했다.
로힝야족이 다수 거주하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심각한 유혈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를 습격하자 미얀마군이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응수하면서 로힝야족 민간인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이주한 로힝야족 난민 여성이 죽은 아들의 얼굴에 키스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지난 17일 자 B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 보도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라고 밝혔다.
흘라잉 사령관은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 이민자로 낮춰 부르는 '벵갈리'로 칭하며, 이번 폭력 사태는 '벵갈리'가 라카인주에서 근거지를 구축하기 위해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미얀마에 민족 집단(ethnic group)으로 존재한 적이 없는데도 로힝야족으로서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번 일은 국가적 문제인 만큼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두가 단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방글라데시에는 지난 3주간 4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몰려들었다. 미얀마군은 이들의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지뢰까지 묻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는 서부 해안가 방글라데시 국경 인근 라카인주를 중심으로 100만명 이상의 무슬림 로힝야족이 살고 있다. 역사가들은 12세기 초부터 이 지역에 로힝야족이 거주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영국이 1824~1948년 미얀마를 인도와 묶어 식민지배한 것을 계기로 로힝야족에 대한 노골적 탄압이 시작됐다. 영국은 인도인들과 방글라데시인들을 미얀마로 이주시켰다. 이를 못마땅해한 미얀마인들은 독립 이후 로힝야족까지 한데 묶어 불법 이민자로 간주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