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친노동 정책 추진 우려
근로시간 단축 추진 신중해야
[뉴스핌=정탁윤 기자] "문 대통령이 취임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를 찾은것이 현 정부의 상징적인 노동정책 방향이라고 봅니다. 누가봐도 현 정부는 친노동 정부인데, 최근 추진중인 여러 노동정책들을 보면 불균형이 심한것 같아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 24일밤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와의 첫 회동에 대한 감상평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조에 유리한 통상임금 판결 등 현정부들어 나온 여러 친노동 정책들에 대한 불만섞인 답변이었다.
문 대통령은 새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 노동계 인사들을 초청해 환담 및 만찬을 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는 뜻으로 '노발대발'을 건배사로 외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불참하며 반쪽 행사에 그쳤다는 분석도 있지만, 대체로 훈훈한 분위기속에 마무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특히 노동계의 근로시간 단축 요구 문제를 거론하며 "국회 입법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대법원의 판결이나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등 여러 대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현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추진 등 노동정책 현안을 풀어가는 방식에 대해 재계는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와 노동계는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면 일과 생활의 균형이 생기고 여가가 늘면서 삶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한다.
<사진=뉴스핌DB> |
재계 역시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여러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줄어드는 근무시간에 따른 대체인력 투입 등 추가 고용비 부담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시간 주 52시간 단축 이후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2조3000억원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행정해석'은 휴일근로를 인정한 고용부의 지침을 가르킨다. 현재 추진중인 국회에서의 입법이 여의치 않아 만약 정부가 행정해석을 폐기하면 주당 근로시간이 당장 52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용자가 이를 어기면 징역 2년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노동생산성 개선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할 경우 교대제 개편 등 특히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해질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뿐 아니라 우리 실생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니 만큼 향후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