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ㆍ중국 임원 물갈이
연말인사때 실적부진 임원 경질 예상
[뉴스핌=전선형 기자] 현대기아차가 최근 실적이 부진한 해외영업임원을 교체하는 등 전열정비에 나섰다. 이번 인사는 연말 정기인사의 전초전으로 실적이 나쁜 임원들은 대거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사진=현대기아차> |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6일자로 소폭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기아자동차 러시아 법인장(사장)을 박용규 전무에서 정원정 러시아법인 영업팀장(이사)으로 교체했다.
새롭게 법인장이 된 정원정 이사는 지난 2년간 러시아법인에서 근무했다. 앞서 2010년과 2012년에는 기아차의 유럽지사에서 근무한 ‘유럽통’이다.
또 중국 둥펑위에다기아차의 생산책임자였던 백현철 부사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물렀났다. 백 부사장은 지난 1982년 입사한 뒤 35년 동안 기아차 생산을 책임진 정통 ‘기아맨’이다. 최근 중국내 기아차 부진이 심화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도 해외임원을 교체했다. 인도법인(HMI) 안영진 델리사무소장(상무)도 지난 30일 자로 현대차를 떠났다. 아직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원진에 관한 소폭 인사는 수시로 진행되는 사안”이라며 “연말 인사와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해외지역 임원 교체를 실적부진에 따른 경질로 보면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상한다.
실제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실적은 크게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1~3분기 누적 판매대수는 527만78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어들었다. 이 같은 추세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825만대(현대차 508만대, 기아차 317만대)를 달성하기 어렵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쇄신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만큼, 현 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인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그룹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폭이 적을 것”이라며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고, 수시 인사를 통해 해외라인 교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임원 승진 인사는 12월 셋째주에 통상적으로 진행돼왔다. 올해는 노조문제와 실적악화 등의 문제가 산적해있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에도 ‘최순실 사태’ 영향으로 2개월 미뤄 진행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