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국당 주장하는 '정치보복' 동조 아니길"
안철수 우클릭, 보수층 향한 전략적 행보 관측 제기
[뉴스핌=조세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현 정권의 적폐청산을 "과거에 대한 복수일 뿐"이라고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이 단단히 뿔이 났다. 민주당은 "한국당에 동조하냐"라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안 대표는 붕괴한 보수세력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움직이고 있어 양당 간 갈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맨 왼쪽)와 최명길 최고위원(가운데)이 3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식당에서 백범훈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와 만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
독일을 방문 중인 안 대표는 지난 3일(현지시각) 문재인 정부에 대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안 대표는 주프랑크푸르트 백범훈 총영사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서로 전, 전전, 전전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완전히 정신이 없다”면서 “복수하려고 정권을 잡느냐. 나라를 잘되게 해야지 무슨 복수를 하려고 (정권을 잡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현근택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대표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일을 폄훼하지 말라. 옳지 않은 발언"이라며 "안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정치보복'이라는 말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친노(친노무현) 세력도 안 대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한 토크쇼에서 "일부에서 적폐청산을 두고 정치적 보복이라고 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가 권력이 법을 지키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도 한 강연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포함해 과거 정부의 잘못을 싹 뒤져서 문제 있는 사람들을 전부 처벌하는 게 목적이라면 끝까지 가는 건 어렵다"면서도 "이런 구조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기 때문에 쌓인 폐단을 없애겠다는 것이 문재인 적폐청산"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의 거듭되는 우클릭 행보는 지리멸렬한 보수층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양당 간 갈등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 등을 놓고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간 내분에 휩싸여 있다.
'개혁 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 역시 대주주 격인 김무성 의원을 포함해 9명이 6일 출당하기로 하면서 교섭단체 붕괴가 확정적인 상태다. 요컨대 안 대표가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부유하는 보수층의 민심을 잡기 위해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행보를 반복할 것이란 관측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요즘 안 대표가 말하는 핵심은 다당제 유지"라며 "정부 비판도 야당으로써 존재감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행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