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뫼비우스 단상] 슬픔으로 빚어진 심연, 재즈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미국의 조지아에서 오클라호마까지의 눈물의 길에 <체로키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뿌려졌다면 그 중간쯤의 아래인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음악적으로 중요한 일이 벌어진다.
그 지역은 미국 역사의 또다른 어둑한 대지이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그곳에 많이 거주했다. 또한 그 지역은 프랑스 식민지였기도 해서 프랑스에서 이주한 사람들도 살았었다.

그러한 복잡성. 뿌리 뽑혀 온 노예의 후손들. 차가운 대지에 뿌리를 다시 내려야 하는 몸부림. 냉혹한 현실과 고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 유럽에서 이주해온 백인들과의 갈등, 혼융 등등. 음악으로 빚어질만한 동기일 것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흥과 약동은 흑인 노예들의 후손들의 핏속에도 흐르고 있었다. 그것들은 그곳에 이주해 사는 유럽인들의 문화와 마찰과 어우러짐의 격류 속에 그때껏 지구상에 없던 새로운 음악을 빚어대기 시작했다.
재즈가 생기기 이전엔 블루스라고 해서 보다 단순하고 원초적인 음악이 만들어졌다. 찰리 파커나 쳇 베이커의 재즈보다 나는 이 노래들이 더 구성지고 그윽하다. 뿌리에 근접할수록 영혼을 당기는 근원성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블루스도 뿌리는 아니다. 뿌리로 말하자면 위에 언급된 바다 너머 아프리카든가 아니면 바다 너머의 또다른 대지인 유럽일 것이다. 고향 상실과 타향의 고향 삼기. 그런 사람들간의 반목과 이색적인 교류. 블루스나 랙타임, 재즈가 그 속에서 피어난다. 흑인들은 백인들과 혼혈하기도 하고 기독교로 개종하기도 했다. 개종한 흑인들에 의해 흑인 영가가 탄생되고 그것은 가스펠로도 발전되어 나아갔다.
이 지역에 그런 것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체로키 인디언들이 살던 조지아 주 근처에 스와니 강이 흐른다고 한다. 그 아름다울 강물 못지 않은 미려한 멜로디로 구성된 것이 포스터 작곡의 <스와니 강>이다.
포스터가 1826 년에서 1864 년 사이의 짧은 삶을 살았으니 <스와니 강>이 작곡된 해가 <체로키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불렸을 시기에서 멀지 않다. <스와니 강>은 민요라고 해서 대중가요에서의 가요와 다르다. 가요가 대중에 부합된다면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 소박하게 움직여왔다.
아일랜드나 영국, 독일 등의 유럽, 아시아 전반 등등 전세계에 골고루 퍼졌을 각국의 민요들의 역사는 장구할 것이다. 그에 반해 미국의 민요는 미국의 역사가 짧기에 상대적으로 짧다. 물론 미국엔 그곳으로 이주해오기 이전의 유럽의 민요들도 이주민들과 더불어 따라와 불려졌다. 그런 민요들과 <스와니 강>이니 <콜로라도의 달밤>같은 미국 내에서 작곡된 민요들이 어우러졌을 것이다.
아메리카에 장구한 시간 동안 존재했을 인디언 음악들이 <체로키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비극적인 절정을 이룸과 동시에 소멸되었다고 친다면 그런 터전에 그처럼 유입되거나 작곡된 민요들이 불렸을 것이다. 체로키 어메이징 그레이스, 블루스, 랙타임, 재즈, 흑인 영가가 민요와 뒤섞여 빚어진 지역. 즉 대중가요의 산실. 그곳은 미국 안에서 가장 심한 진통으로 얼룩진 곳일 것이다.
눈물의 길이 조지아에서 서쪽으로 뻗어간 것은 미국의 서부 개척과 관계 깊고 루이지애나 주에 흑인 노예가 들어온 것은 그곳이 바다와 가까와서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음악인 아리랑이 역사적인 한과 결부된 것처럼 멜팅 폿(melting pot) 같은 그 지역에서 대중가요의 빅뱅이 비롯된 것은 극적인 비극을 재료로 삼아 꽃 피는 음악, 더 나아가 예술의 한 면을 보여준다.

그 음악들을 생각할 때 내게 떠오르는 이미지 중의 하나가 화덕이다. 온갖 것들을 태우며 불이 살라진다. 뜨겁게 타오른다. 그 불은 그에 그치지 않고 주변마저 뎁힌다.
서양의 클래식은 바흐로부터 친다면 삼백 년 정도의 역사를 지닌다. 블루스나 랙타임, 재즈 등은 대략 백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다. 그 시기를 거치는 동안 그 음악들은 점점 세련화되고 정교해지고 다양해진다. 클래식과도 주고 받는다. 서로가 서로의 화덕이 된다. 드비시, 거슈인, 루이 암스토롱, 찰리 파커, 쳇 베이커,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아바, 글렌 굴드, 엘튼 존 등등의 거목들에 의한 주옥 같은 음악들이 펼쳐진다.

싸르트르의 소설 중에 <구토>가 있다. 사회와 문화, 삶 자체가 구토를 일으킬만큼 낯설고 부조리하다는 주제의식이 깔려 있다. 작품이 쓰여진 이차 세계 대전 전야의 유럽 역시 구토 즉 구역질이 느껴진다는 확장성도 지닌다.
유럽은 제국주의를 일으키기 전까진 세계에 그닥 폭력적이진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던 유럽이 제국주의에 이어 자체적인 우열의 극한 경쟁인 세계 대전까지 치닫는 상황이 구토라고 진단될만하다. 그런 시대 상황 속에 <구토>의 주인공 로캉탱이 구원을 느끼는 것이 재즈이다.
대학 때 그 부분을 읽을 때는 그저 좋기만 했는데 재즈의 역사에 조금이나마 눈을 뜨니 묘한 느낌이 든다. 재즈의 탄생은 알다시피 다양한 요인들과 얽혀있겠지만 유럽의 아메리카 정복 및 아프리카 흑인 노예화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말하자면 재즈는 그것을 작곡하거나 연주하는 주체들에겐 비극적인 면이 있다.
그런데 그들을 희생적이게 만든 장본인인 유럽이 스스로의 탐욕의 끝에 저지른 전쟁에 대한 환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 희생자들이 빚어낸 음악에 마음을 달래는 것이다.
물론 음악엔 치유 효과가 있다. 더욱이 재즈엔 화덕 같은 면이 강해서 아픔이 큰 만큼 치유효과도 크다. 그러기에 고갈되고 황폐해진 유럽인의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음악의 위대성이기도 하다.
싸르트르는 재즈로 상징되는 예술의 구현에서 삶의 부조리를 벗어나는 구원의 가능성을 엿본다. 희생된 자들에게 또한번의 위로를 얻는 이중의 부조리는 재즈의 음악성과는 상반되는 역사성이자 진실이다. 싸르트르가 구원을 느끼는 것에 만족한다면 싸르트르가 생각이 짧은 것일 수도 있다. 재즈는 화덕이면서도 그런 성격으로만 끝날 수 없는 바닥 모를 심연을 지닌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청년버스킹 축제' 17일 오후 1시 한강공원서 개최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한강에서 청년 음악가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오는 17일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모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된다. [사진=감엔터테인먼트] 올해 축제는 '한강 위에서 하루를 통째로 쉬어가는 청년 문화 축제'를 주제로 마련된다. 음악과 피크닉, 한강, 가을을 결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시민 참여와 청년 예술가 발굴을 함께 꾀한다. 청년 예술가에게는 시민과 만나는 무대를,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축제의 중심은 청년 음악가들의 버스킹 무대다.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 출신의 김은찬밴드,신직선,윤태경,윤준,채수빈,심각한 개구리, 채비(Che!vee), 혼즈(Hon'z) 등 10팀이 참여해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담은 음악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히든스테이지' 대상 심각한 개구리(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특히 지난 7일 열린 '히든스테이지' 결선에서 대상을 받은 심각한 개구리를 비롯해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등 수상자들도 이번 축제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경연 무대에서 실력을 겨룬 청년 음악가들이 이번에는 한강 야외 무대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예정이다. 청년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더해 특별 초청 무대도 마련된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컨템포러리 재즈밴드 '김루꾸밴드'와 국악·비보이·아크로바틱 등을 결합한 퍼포먼스팀 '라스트릿크루',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볼거리를 더한다.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부터 재즈와 퍼포먼스, 비트박스까지 서로 다른 장르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사진 위쪽부터 라스트릿크루, 김루꾸밴드,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시민도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참가 희망자는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지원 가능하다. 신청자의 자기소개와 활동 경력, 희망 공연곡과 장르, 공연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참가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참가자는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무대에 참여하게 된다. 청년 뮤지션의 공연과 함께 시민에게도 직접 무대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무대 밖에서는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에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 이미지를 향으로 구현해 시향한 뒤 원하는 향료를 더해 자신만의 맞춤 향수를 만들 수 있다. 여러 향을 직접 맡아보고 취향에 맞게 조합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한강 포토 스테이션'에서는 축제 현장의 즐거운 순간을 간직할 수 있도록 즉석 사진 인화 부스 '한강로 사진관'을 운영한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축제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 포토 스테이션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참여형 아카이브 프로그램 '한강 사운드 엽서'도 준비된다. 공연 관람에 더해 향수 제작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최 측은 "청년 음악가들이 시민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시민들도 공연과 체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을 한강에서 음악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특별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3 06:33
사진
GPU 없는 내 PC서 초대형 AI 돌린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애플과 메타플랫폼스가 인공지능(AI)에서 손을 잡았다. 보통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AI 모델을 개인 컴퓨터에서 직접 돌리는 방식이다. 애플과 메타는 15일(현지시간) 메타의 새 오픈웨이트 모델 '뮤즈 스파크 오픈'을 애플 고성능 데스크톱에서 구동하는 협업을 공개했다. 파라미터가 8160억 개에 이르는 대형 모델이다. 파라미터는 AI가 학습한 내용을 저장하는 단위로, 많을수록 모델이 크고 성능도 높은 편이다. 맥스튜디오 2~4대를 연결하면 코딩이나 영상 분석 같은 작업을 맡길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에 맥에서 돌아가는 메타 에이전트 화면을 올리고 "뮤즈 스파크 오픈이 존 터너스(애플 CEO)와 애플의 작업 덕분에 새 맥스튜디오에서 훌륭하게 돌아간다"고 적었다. 터너스 CEO는 "이 정도 수준과 규모의 모델을 책상에서 바로 이렇게 효율적으로 돌릴 수 있다니 놀랍다"고 답했다. 핵심은 모델이 클라우드가 아니라 내 컴퓨터 안에서 돌아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AI를 쓰려면 대형 데이터센터에 깔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빌려 써야 했다. 맥스튜디오에서 대형 모델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은 애플 칩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CNBC는 이번 협업이 "AI 칩 시장에서 애플의 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번에 자사 칩의 성능 측정 결과를 새로 공개하고, 하나의 AI 모델을 여러 대의 컴퓨터에 나눠 돌리는 기술 문서도 내놨다. 자체 소프트웨어 도구인 MLX를 통해서다. 개발자는 허깅페이스 같은 사이트에서 복잡한 설정 없이 애플용 모델을 내려받을 수 있다. 뮤즈 스파크 오픈은 애플 기기에서 더 빠르게 작동하도록 조정됐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AI가 학습한 결과물이 공개돼 누구나 내려받아 자기 기기에서 돌릴 수 있는 모델이다. 메타는 뮤즈 스파크 오픈이 상업적 이용을 일부 허용하는 조건으로 공개된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CNBC는 이번 조치가 "메타의 재편된 AI 노력에 대한 중요한 신뢰의 표시이며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시간) 애플 맥(Mac) 스튜디오에서 돌아가는 메타 에이전트 화면을 소셜미디어 X에 올렸다.[저커버그 CEO X 게시물 캡처] 2026.10.16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6-10-16 04:09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