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펀드 자금 유입 봇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원자재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올들어 수십 차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운 뉴욕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주요국 주식시장이 파죽지세로 오르자 조정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분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구리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원자재 관련 펀드로 3억24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8월 관련 펀드로 21억달러가 밀려들며 6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투자자들의 원자재 ‘사자’가 후끈 달아올랐다.
연초 이후 10월 말까지 상품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린 자금은 38억달러로 파악됐다. 국제 유가가 올들어 탄탄한 상승세를 지속한 데다 지난해 수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올해 턴어라운드를 이루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날로 고조된 데 따른 분산 투자 수요도 원자재 펀드의 자금몰이에 한 몫 했다는 판단이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와 상품지수 GSCI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만큼 원자재의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가 16% 급등한 반면 S&P 골드만 삭스 상품 지수 GSCI는 7%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지난 5년간 GSCI는 34% 상승해 S&P500 지수의 상승률 82%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월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두 자산의 괴리가 앞으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호조를 이루면서 원유와 구리 등 주요 원자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식과 상품시장의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 밴엑 글로벌의 롤랜드 모리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상품 시장이 끔찍한 베어마켓을 겪는 사이 주식시장은 활황을 연출했다”며 “두 자산시장에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몇 달간 브렌트유의 원월물 가격이 현물 가격 아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만기 도래하는 근월물 계약을 매도하고 새로운 선물 포지션을 설정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손실이 아니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다.
역사적으로 이 같은 현상은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을 예고하는 신호인 동시에 상품 시장의 자금 유입을 암시하는 바로미터였다.
골드만 삭스는 상품지수가 앞으로 3개월과 6개월 사이 각각 1.2%와 3.2%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