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6·25 전쟁 트라우마를 반미주의 도구로 활용"
"트럼프 대통령 발언 혼란 가중…북한과 대화 어렵게 해"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의 언론인이며 저술가인 블레인 하든(Blaine Harden)이 "전세계적 재앙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북한이 29일 오전 3시 17분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고도와 비행거리로 추정했을 때 이번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김정은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는 내용의 北'노동신문' 8월 30일자 보도일부.<사진=북한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쳐> |
블레인 하든은 28일(현지시각)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거의 70년 지속됐으며 역사상 가장 오래 간 전체주의 국가"라며 "이와 같은 나라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든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6·25 전쟁의 트라우마와 야만성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죽인 북한 주민이 전체의 20%에 이르렀다"며 "현재 북한 주민의 할아버지 세대는 이를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정권은 당시 발생했던 인명 피해를 반미(anti-American) 메시지를 위한 강력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든은 "북한은 자신들이 싸우는 전쟁은 다른 전쟁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비열하게 공격하고 김정은 일가가 영리하게 승리하는 전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두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북한 정권이 지난 수년간 매우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하든은 "북한의 수사(레토릭)는 수십년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이를 낯설고 혼란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순된 발언과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보도를 볼 때마다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든은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은 가장 덜 나쁜 차선책을 실시하는 것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북한 관료들은 누구에게 대화를 해야 할지 모르며, 트럼프 행정부의 말을 믿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다음날 트위터로 앞서 한 얘기를 번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보다 걱정이 많이 된다"며 "북한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지만 전세계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인 하든은 미국 PBS 방송국 프로그램 프론트라인(Frontline)의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이다. 하든은 오랜 기간 워싱턴포스트의 동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뉴욕타임스의 국내통신원과 타임스 매거진의 작가로도 근무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