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위협수준을 한단계 더 높인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의 이번 ICBM발사는 트럼프의 경고를 무시한 처사인 반면 지난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화염과 분노'를 말한 트럼프는 이번에는 목소리를 낮추고 있어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트럼프는 "이 상황은 우리가 다뤄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것을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트럼프의 목소리가 이전보다는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이후 북한 도발에 대해 이전의 '화염과 분노' 같은 격한 반응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한국시각 29일 새벽 3시 30분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9월 15일 이후 75일 만이다. 이번 미사일은 약 1000㎞를 날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미 국방부는 초기 분석 결과 이번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지난 7월 발사된 미사일보다 높은 고도 4500㎞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두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다. 우선 북한이 쏜 이번 미사일에 대해 워싱턴의 무기통제연합회 다릴 킴볼 상임이사는 그간 북한이 시험한 ICBM중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사정거리를 줄이는 탄두무게를 고려하면 달라진다"고 토를 달았지만 "초기 계산으로 보면 미본토 동부해안까지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북한은 현재 미국의 핵 선제공격 능력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고 이번 미사일 발사는 그런면에서 장족의 발전했다는 것. 비록 일본이 전파원격측정을 통해 발사 기미를 감지했다고 하지만 위성사진은 발사대에서 연료공급을 받는 것을 포착하지 못했다.
미사일을 발사대 위에 설치하고 연료를 주입하고 발사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북한은 수평 연료공급 방식을 채택했다. 이로서 발사대에 미사일을 설치하기 전에 연료주입이 가능해졌다.
스트랫포의 전략분석 부대표인 로저 베이커는 "미사일 설치를 감지한 순간에서 발사 순간까지의 시간이 단축됐고, 이는 미국이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미사일이 억지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응할 수 없는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트럼프와 김정은간의 말폭탄을 낳은 지난번 실험이후 거의 3개월만이다. 당시 트럼프는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한다면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김정은을 "로켓 맨"이라고 조롱했다.
이에 김정은은 트럼프를 "정신나간 노망한 늙은이"라고 대응했고, 북 외교부장은 이어 김정은이 태평양 넘어 수소폭탄 실험을 명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소위 최고의 압박과 제재를 구사하고 있지만 북한의 김정은은 태평양에서 더 많은 미사일 실험을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려고 하고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강경 대응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트럼프에 대한 위협이 한단계 더 강해진 대목이다.
사진은 김정은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는 내용의 北'노동신문' 8월 30일자 보도일부.<사진=북한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쳐> |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