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진 상생철학에서 대기업도 혁신성장 동반자 강조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LG그룹 경영진을 만났다. 정부의 살림살이를 책임진 경제부총리가 대기업을 개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대기업에 대해 칼날을 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관점에서 보면 경제부총리의 대기업 방문은 다소 의아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 부총리가 평소 강조한 ‘상생’이라는 철학에서 바라보면 대기업 개별 방문이라는 행보가 그다지 낯설지 않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그룹과 현장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
김 부총리는 지난 10월 미국 워싱턴DC의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가진 혁신성장에 대한 구상을 내비친 적이 있다.
당시 김 부총리는 "대기업도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이라며 "공정경쟁 기반 위에 대기업이 마음껏 국제 경쟁력을 갖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상생과 지원만큼이나 대기업을 잘 보듬는 동시에 정부가 동반자로 여기고 잘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에도 김 부총리는 틈만 나면 대기업도 혁신성장과 경제의 동반자라고 발언했다.
2018년도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가장 중요한 요소 2개가 ‘일자리와 혁신성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기업을 배제한 성장은 있을수 없다는 점을 이번 LG그룹 방문으로 명확히 드러낸 셈이다.
이날 LG그룹과의 대기업 첫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는 평소 지론대로 창업과 벤처 외에 기존 중소, 중견, 대기업도 혁신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에 방점을 뒀다.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위해서는 업종과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과 LG그룹과 첫 만남은 벤처와 중기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소통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 부총리의 구상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기업을 적폐세력으로 여기고 ‘대기업=악’, ‘중소기업=선’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사회전반에 만연된 점은 부인하기 힘든 현실에서 부총리의 행보가 주목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LG그룹 간담회를 시작으로 기업과의 현장소통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협의해 조만간 신산업 분야의 중소,중견기업과 2차 간담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