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SK종합화학 '순번제' 참여
[뉴스핌=유수진 기자] 한국석유화학협회가 향후 회장직을 회원사 규모에 따라 '순번제'로 맡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차기 석유화학협회장은 LG화학과 한화케미칼 CEO가 맡게될 전망이다. 차기 회장은 현 허수영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오는 2019년 3월부터 2년간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21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2017년 제2회 이사회 겸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회장직이 공석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협회 업무규정에 회장 선출과 관련된 내용을 못 박는 내용이 의결됐다. 업무규정 제86조~88조에 협회장 선임과 관련된 내용을 추가, 33개 회원사 중 매출 규모가 큰 주요 회원사 CEO가 돌아가며 회장직을 수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21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2017년 제2회 이사회 겸 제1차 임시총회'를 열었다. <사진=유수진 기자> |
일단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3개사가 우선적으로 순번제에 동참한다. 다만 현재 허수영 회장이 롯데케미칼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 차기인 2019년에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 CEO 중 한명이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2021년부터는 SK종합화학도 회장 후보군에 오른다. 총 4개사를 중심으로 회장직 순번제가 시행되는 셈이다.
차기 회장 CEO에게는 수석부회장이라는 명칭을 쓰게 된다. 석화협회 관계자는 "수석부회장이 되면 내년부터 회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회의도 더 잘 나오고 한다"며 "책임감을 더 갖게 하기 위해 그렇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김 부회장이 이를 거절, 추후 순번제 참여사끼리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견이 남아있다"며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석화협회는 앞으로 개인이 아닌 기업 중심으로 순번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갑자기 대표이사가 바뀌더라도 협회장 순서를 미루거나 변경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석화협회 관계자는 "회장 업무에 대한 인식 강화와 책임 구현을 유도하기 위해 회원사 위주의 순번제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계열사 CEO도 회장직을 맡을 수 있도록 별도 규정을 뒀다. 예를 들어 한화케미칼 순번이 도래했을 때 김창범 부회장의 회장직 수행이 어렵다면, 한화종합화학이나 한화토탈 CEO에 회장직을 위임할 수 있다. 또한 기타 회원사들에게도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 원하는 회원사라면 누구나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게 석화협회의 입장이다.
그동안 석화협회는 회장직을 원하는 CEO가 없어 골머리를 앓아왔다. 주요 후보로 언급되던 CEO들이 모두 회장직을 고사해 협회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결국 지난 3월 허수영 현 회장은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자를 찾지 못해 총회 당일 연임을 결정했다.
이날 총회에는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롯데 화학BU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