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1987’이 관객 호평 속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980년대를 생생하게 완성시켜준 로케이션 촬영 장소 세 곳을 소개한다.
◆민주화 인사 김정남 검거의 중요한 단서…통영의 충무교회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은 국민의 직선제 개헌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재야에서 활동 중인 민주화 인사 김정남(설경구)을 검거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집요한 수사 끝에 박처장은 김정남이 은신한 교회를 찾아내고 치열한 추격전이 시작된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옥상과 첨탑이 있는 교회를 찾으러 전국을 다녔고, 통영의 충무교회를 발견했다. 특히 극적 장면을 위해 교회 유리창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직접 제작하는가 하면, 오묘한 빛깔을 카메라에 담아내고자 색색깔의 시트지를 붙이고 수차례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1980년대 느낌 물씬 풍기는 연희슈퍼…목포 서산동
영화 속 대부분 장소가 고증에 의해 재현됐다면, 한병용(유해진)과 연희(김태리)가 사는 연희슈퍼는 정서적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장소다. 제작진은 평범한 소시민인 두 사람의 공간을 표현하고자 언덕이 있는 작을 마을을 찾으러 전국을 다녔다. 그 결과 1980년대 정취를 여전히 간직한 목포 서산동에 연희슈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서산동은 시와 벽화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로 한병용과 연희의 소박함과 따뜻함을 고스란히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비밀 서신을 전달하는 사찰…해운정사
연희가 한병용의 부탁을 받아 비밀 서신을 전달하는 중요한 장소인 사찰은 해운대에 있는 해운정사에서 촬영됐다. 제작진은 비밀 서신을 주고받는 이 사찰이 예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지리적으로 도심에서 멀지 않고, 연결돼있는 곳이기를 원했다. 또한 김정남이 대공형사들을 피해 은신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야만 했기 때문에 해운정사가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이 외에도 ‘1987’은 한국 영화 최초로 촬영이 허가된 명동성당을 비롯해 관광지로 유명한 철암석탄역사거리, 사북탄광문화관광촌 등 여러 명소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 1980년대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