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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의 '검찰 힘 빼기'…검찰개혁 실패한 노무현의 '한(恨)' 푸나

기사입력 : 2018년01월14일 17:54

최종수정 : 2018년01월14일 19:32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수사 권한을 줄여 힘을 빼는 한편, 법무부 탈(脫) 검찰화 등을 통해 검찰권을 견제키로 했다. 신설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기소권을 부여, 검찰 만의 독점 권한도 뺏었다.

청와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기소를 독점하고 있고, 직접수사 권한과 경찰 수사 지휘권 그리고 형의 집행권 등 방대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며 "집중된 거대 권한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결과, 검찰은 정치권력의 이해 내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검찰권을 악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는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견제·통제 장치를 마련했다.

1차적인 직접수사를 축소하거나 경찰에 넘기고 수사권을 조정, 특수수사 등에 한해 검찰의 직접수사를 허용키로 했다. 또한 고위공직자 수사는 공수처로 이관하고, 법무부 주요 직위에 비검사 출신을 보임하는 등의 방법으로 검찰권을 분리·분산시킨다는 방침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가운데)이 2009년 4월 30일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자처했다. <사진=뉴스핌 DB>

청와대의 이번 검찰 개혁에는 과거 참여정부에 대한 향수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검찰 개혁 의지를 보였다. 취임 첫해인 2003년 노 전 대통령은 파격적으로 '전국 검사와의 대화'까지 시도하며 검찰 개혁에 나섰지만, 검찰의 반발에 막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로 대변되는 노 전 대통령의 좌절을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첫 민정수석과 마지막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며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을 터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9년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고, 이후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으로 노 전 대통령 수사를 맡아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겁니다'라고 한 발언은 유명하다.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이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문재인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발탁된 문무일 총장마저 청문회 때 "수사권만 따로 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인 것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검찰이 자기의 손발이 잘려지는 걸 그냥 두고 볼지 알 수 없다. 국회를 거쳐야 하는 사안도 많다.

조 수석은 "문재인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방침의 첫 번째는 과거 적폐의 철저한 단절과 청산"이라며 "검찰 권한의 분리·분산 및 기관 간 통제장치를 도입해 검찰이 검찰 본연의 업무를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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