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집사' 김백준 전 靑기획관 구속‥MB 책임론 제기
검찰, MB 부부 국정원 특활비 사용 가능성에 '무게'
[뉴스핌=이보람 기자]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불법수수 관련, 검찰의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이 조만간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중앙지법은 17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배경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청와대에 근무하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국정원 특활비 약 4억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전날 발부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앞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자금을 사이버외곽팀, 이른바 '민간인 댓글부대' 정치공작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조사해 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국정원 자금이 MB 정부 청와대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 당시 참모진인 이들과 김희중 전 대통령 부속1실장 등을 수사했다. 그 결과, 김 전 총무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이 국정원 자금 약 5억원을 수수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은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법원이 MB 측근인 두 사람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입장도 난처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왼쪽)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특히 'MB집사'로 불릴만큼 MB와 가까운 김 전 기획관에게 돈을 직접 전달했다는 국정원 전 직원의 구체적 증언까지 속속 나오면서 이 전 대통령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검찰은 구속된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 김희중 전 실장 등을 수사하면서 '윗선' 개입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또한 국정원 자금 일부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여비로 사용됐다는 김 전 실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들 진술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 부부가 국정원 자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돈의 사용처 등을 집중 수사 중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실제 국정원 자금을 건네받았거나 사용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검찰 소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아가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정원 특활비 불법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그런가 하면, 이 전 대통령 소유로 의심받고 있는 자동차부품기업 다스(DAS)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가 활발하다. 서울동부지검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이날 경북 경주에 있는 협력업체 IM의 사무실과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