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스킨·미샤·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 등 1년 새 매장 줄여
헬스앤뷰티 스토어 급성장 전망.."화장품 소비 추세 바뀌었다"
[뉴스핌=박미리 기자] 한때 'K-뷰티' 열풍을 주도했던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잇달아 매장 줄이기에 나섰다. 국내 뷰티시장이 여러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헬스앤뷰티(Health&Beauty) 스토어, 편집숍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고전하고 있는 탓이다.
◆ 브랜드숍 잇달아 폐점 소식.. "내실 강화"
1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숍 '잇츠스킨'은 최근 홈플러스에 입점해있는 매장 60여개 중 20여곳을 철수하기로 했다. 잇츠스킨 운영사인 잇츠한불 관계자는 "점포 효율화 정책에 따라 부진한 매장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며 "전체 매장의 몇 퍼센트를 줄이겠다는 목표는 없다"고 밝혔다. 잇츠스킨 매장은 지난해 9월말 104개(직영점 13개)로 2016년말 125개(9개)보다 17% 줄어든 상태다.
이는 최근 실적 부진에 기인한다. 잇츠스킨은 달팽이크림 '프레스티지끄렘데스까르고'의 중국 내 인기를 발판으로 2014~2015년 고성장을 이룬 곳이다. 하지만 중국 정식수출을 위한 위생허가가 지연되고, 보따리상 규제가 강화되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2016년 잇츠한불 매출은 2673억원으로 전년보다 13.6% 감소했다. 2017년 1~3분기 매출도 16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7% 줄었다.
미샤 명동 매장 <사진=에이블씨엔씨> |
사정은 다른 화장품 브랜드숍도 다르지 않다. 국내 브랜드숍 효시인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매장 수가 2016년말 733개에서 2017년말 710여개로 줄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2년 매출이 4523억원으로 전년보다 37% 늘었을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경쟁 격화 속 히트상품 부재로 2013년부터 역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창업주 서영필 회장이 투자회사 비너스원에 지분 25.5%를 넘기며 주인도 바뀌었다.
이 외에도 2016~2017년 1년 새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의 매장 수는 1138개에서 1000여개로,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수는 768개에서 714개로, 토니모리 매장 수는 690개에서 680개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토니모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무리한 점포 확장보다 매장 당 매출을 높이는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트렌드 변화…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서!
이처럼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잇달아 매장 줄이기에 나선 것은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급성장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유통채널로 소비자들이 향하고 있는 것.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3년 5900억원 규모이던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 시장은 지난해 1조717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2025년에는 4조483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1000개에 가까운 매장을 운영, 시장의 80% 점유율을 차지하는 올리브영은 최근 몇년 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올리브영 운영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매출은 올리브영 선전에 힘입어 2016년 1조5558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2017년 매출 추정치도 1조9557억원으로 급성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 매출 70% 이상이 올리브영에서 나온다.
2위인 GS리테일 왓슨스를 비롯한 후발주자들도 일제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초 공동으로 운영하던 왓슨스의 단독 경영권을 확보해 편의점, 슈퍼 등과 시너지를 내는 방식의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롯데 롭스는 사업을 시작한지 4년 만에 매장 수가 96개로 늘었고, 분스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신세계는 지난해 부츠로 이 시장에 재도전해 매장을 8호점까지 늘렸다.
올리브영 명동본점 전경 |
편집숍도 경쟁 격화에 한몫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LG생활건강의 네이처컬렉션에 이어 백화점 편집숍이 잇달아 론칭됐다.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12월 대구점에 편집숍 '시코르' 1호점을 선보인 뒤, 1년 새 매장을 6개로 늘렸다. 오는 1월말 서울 삼성역에 플래그십 스토어 2호점 추가 출점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도 편집숍 '라코스메띠크'를 백화점부터 로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의 브랜드만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숍보다 여러 브랜드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편집숍 인기가 커지는 추세"라며 "화장품 소비 트렌드 변화가 바뀐 만큼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차별화한 생존 전략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