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의결 정족수 보통결의 시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상장사 중 대주주 지분 10% 미만 6곳.. 10%대는 15곳이나 돼
[뉴스핌=박미리 기자] "저희 이번에 주주총회 성립이 안 될지도 몰라요."
섀도우보팅(섀도보팅) 제도가 폐지되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주총 성립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는 연구개발 기간이 길다는 특성 탓에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를 유치, 대주주 지분이 희석된 곳이 많은 업종이다.
섀도우보팅은 의결 정족수 충족을 위해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적용하는 제도다. 대주주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말 폐지됐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주총 의결 정족수는 보통결의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특별결의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다. 주총이 불성립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지만, 올해부터는 주총 성립을 위한 회사의 노력이 입증될 시 지정에서 제외된다.
◆ 제약·바이오 상장사 3분의 1, 주총 성립요건 미달
9일 뉴스핌이 지난해 9월말 기준 제약·바이오 상장사 117곳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하 대주주) 지분 보유현황을 취합한 결과, 이들의 지분율이 25%(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미만인 회사는 40곳으로 나타났다. 주요주주의 지분은 합산하지 않은 수치다.
대주주 지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근골격계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셀루메드로 2.38%에 불과했다. 이는 모두 심영복 대표의 지분율이다. 나머지 지분은 지분 1% 미만인 소액주주들로 구성됐다.
셀루메드를 비롯해 대주주 지분율이 10% 미만인 제약바이오 상장사는 메디포스트(줄기세포 치료제) 7.18%, 에이프로젠제약 7.53%, 우리들제약 8.73%, 테라젠이텍스(의약품 제조·판매 및 유전체 분석) 9.14%, 파미셀(줄기세포 치료제) 9.95% 등 5곳이었다.
또 골관절염 신약 '아셀렉스' 개발사인 크리스탈(지분 11.14%), 항암바이러스 면역치료제 '펙사벡' 개발사인 신라젠(13.82%), 유전자치료제 'VM202' 개발사인 바이로메드(14.48%) 등 10%대는 15곳, 10~25% 미만은 19곳으로 조사됐다. 25~30% 미만도 9곳이나 됐다.
◆ "의결권 위임 대행사에 문의 폭주"
업체들은 의결권 정족 수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대주주 지분이 25% 미만인 코스닥 상장 바이오사 한 관계자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한국IR협의회 IR Room이나 주주카페를 통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며 "또 주식을 많이 가진 개인주주나 기관투자자에도 연락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결권 위임장을 대신 받아주는 이른바 '의결권 위임 대행업체'를 찾는 기업들도 많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 바이오사 관계자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대행사에 문의하니 이용하겠다는 회사가 많아 우리는 못 해준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