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태블릿PC' 보도로 의혹 드러나기 시작
2017년 5월 박근혜-최순실 첫 대면...‘본체만체’
딸 정유라, 이재용 재판 증인으로 ‘돌발’ 출석하기도
[뉴스핌=김규희 기자]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최순실씨의 1심 선고가 13일 내려졌다. 재판부는 최씨를 국정농단 사태의 공동정범으로 규정하고,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같이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청와대 전 수석과 신동빈 롯데 회장도 각각 징역 6년,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 2016년 10월 24일 한 언론으로부터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가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최순실씨. [뉴시스] |
최 씨가 K스포츠재단 설립·운영에 개입 의혹 보도에 3일 뒤인 26일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 씨 소유 빌딩,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사무실과 주거지 등도 조사했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최씨는 같은달 30일 비밀리에 독일서 귀국한다. 최씨는 당시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며 울먹였다. 검찰은 최씨를 즉시 조사하지 않고 다음날 검찰청으로 불러들여 의문을 자아냈다. 최씨는 다음날인 11월 1일 긴급됐다.
최 씨의 국정농단 사건 첫 재판은 다음달인 12월 19일 열렸다. 같은달 21일 공식 수사를 시작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4일 최씨에 대한 첫 소환조사를 벌이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특검은 지난해 2월 28일 최 씨를 뇌물수수·알선수재 등으로 추가 기소했고, 같은해 4월 법원은 최 씨의 뇌물죄-강요죄 재판을 병합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17일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을 최 씨 재판부에 배당하면서 둘이 법정서 대면하는 상황이 마련됐다.
지난해 5월 23일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신동빈 회장의 뇌물죄 첫 공판이 열렸다. ‘국정농단’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국정농단 파문 이후 처음 만났으나 인사는커녕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3시간 동안 똑바로 앉아 정면만 응시했다. 반면 최 씨는 이날 “40여년간 지켜본 박 대통령께서 재판정에 나오게 한 제가 죄인”이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12일 정 씨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씨는 “‘말 교환 계약 몰랐다’는 삼성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증언하면서 최 씨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주목 받았다.
‘국정농단’의 시발점인 태블릿PC에 대한 공개 검증도 있었다. 더블루K 사무실에서 발견된 태블릿PC 안에는 박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등 47건의 비공개 문건이 담겨 있었다. 일각에서 해당 태블릿PC가 최 씨 소유가 아니며 조작됐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법원은 지난해 11월 9일 법정에서 태블릿PC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후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최 씨는 당시 법정에서 태블릿PC를 건네받아 직접 살펴보고 “오늘 처음 봤는데 이런 태블릿PC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같은달 27일 “국과수 감정 결과 검찰 분석 보고서 내용과 대체로 동일하고 수정·조작 흔적이 없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받았다고 했다. 검찰은 감정 결과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4일 결심 공판에서 “최 씨가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수석은 징역 6년, 신동빈 회장은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3일 오후 2시10분 진행된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