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수순 호텔롯데 상장, 무기한 연기
신동빈 공백, 일본 측 설득 어려워... 한-일 고리 끊어낼까
[뉴스핌=박효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법정 구속되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한일 롯데 간 연결 고리 해소와 투명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당분간 중단 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신 회장 주도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총수 부재 상황에 놓이면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올 초 계열사 분할합병을 통해 75만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고, 롯데지주 산하 계열사로 51개사로 두며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롯데는 여전히 일본롯데홀딩스 등이 지배하는 구조를 갖고 있고 이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측 지분 비율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김학선 기자 > |
롯데는 ‘오너일가-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한국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호텔롯데 지분은 일본롯데홀딩스(19.1%)와 일본롯데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L투자회사(72.7%) 등 일본 회사가 99%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회사가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셈이다.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구조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LSI(10.7%), 대주주일가(7.1%), 임원지주회(6%), 롯데재단(0.2%)으로 이뤄졌다.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는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8.1%와 호텔롯데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광윤사 지분은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권 다툼 중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50%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이어 신동빈 회장(38.8%),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10%), 신격호 명예회장(0.72%), 장학재단(0.08%) 등이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율은 1.4%에 불과하지만,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과 투자자들에 설득을 거쳐 한-일 롯데 분리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일본 측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경영비리 혐의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사상 초유의 법정 구속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또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서는 거래소 심사의 주요 평가 항목인 경영투명성에 합격점을 받아야하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ㆍ고용 확대 등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스럽다”며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을 안심시키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