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작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우전자·대유위니아 등 소형 가전에 집중
"1인 가구 가전 시장은 양극화"
[뉴스핌=조아영 기자] #혼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껴 200만원대의 공기청정기를 구매했다. 모든 제품을 비교해본 뒤 가장 필터 성능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깔끔한 제품으로 골랐다. 또, A씨는 60인치 이상 TV를 구매하려 하고 있다. 취미인 영화와 게임을 큰 화면과 선명한 화질로 즐기기 위해서다.
#20대 대학생 B씨는 몇달 전 자취를 시작하며 냉장고와 세탁기를 마련했다. 약 9평 정도의 방 크기를 고려해 작은 사이즈로 나온 중소업체 제품들을 구입했다. B씨는 저렴한 가격과 실용성에 크게 만족했다. 곧 5-6만원대의 전자레인지도 구입할 계획이다. 편의점 도시락과 가정용 간편식을 즐겨찾기 때문이다.
가전업계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1인 가구에 대해 프리미엄과 미니,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작은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기존의 대형 프리미엄 기능은 유지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 가구 소비자층에도 가치 소비를 중시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515L 슬림 T-타입'과 LG전자 '트윈워시 슬림' <사진=각사> |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 '슬림 T-타입'은 기존의 T9000 제품 대비 폭 11센티미터(cm), 깊이 19cm를 줄였다. 엘리건트 이녹스(Elegant Inox) 색상에 리얼메탈 소재를 사용했다. 용량은 515리터(L)고 가격은 209만원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세탁기 '트윈워시'의 슬림 모델을 내놓았다. 기존 제품 보다 5.5킬로그램(kg) 용량은 낮추고 폭 10cm, 깊이 13.5cm를 줄였다.색상은 화이트와 스톤 실버 2가지다. 출고가는 222만9000원이다.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한 제품들도 1인 가구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집안과 가전제품 관리를 도와 '나 혼자 사는' 생활의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스마트 가전제품에 '홈케어 매니저' 기능을 적용한다. 자동으로 제품 상태 데이터가 '원격 가전 관리(HRM)' 서버로 전송되고, AI가 분석과 학습을 한 후 맞춤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삼성전자는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를 가전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사용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집 안팎에서 디바이스와 가전 기기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게 된다.
LG전자는 '스마트 씽큐' 앱 하나로 사용자가 집 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명령 하나로 냉장고,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을 작동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왼쪽부터 대우전자 '더클래식 냉장고',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와 대유위니아 '미니 드럼세탁기', '딤채 쁘띠' <사진=각사> |
한편, 대우전자(전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 등 중견기업들은 '소형'에 초점을 맞췄다.
대우전자는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 인테리어 TV '허그', 더 클래식 냉장고, 더 클래식 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소형 가전을 꾸준히 선보였다.
대우전자의 미니 가전은 최근 1년간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대우전자에 따르면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와 '더 클래식' 시리즈 판매량이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2%, 27% 성장했다.
대유위니아도 최근 1인 가구를 겨냥한 용량 3kg의 드럼세탁기를 출시했다. 소형 김치냉장고 '딤채 쁘띠'와 소형 냉장고 '프라우드 S'도 꾸준히 반응을 얻고 있다.
노경탁 연구원은 "1인 가구 가전 시장은 양극화돼 중간층이 없다"면서 "기능과 디자인을 중시해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한편, 가격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층도 단단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아영 기자 (likey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