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북제재 흔들려면 한국이 필요하다 생각
"美 군사공격 받을까" 두려움도 접견 성사에 영향
[뉴스핌=김은빈 기자] 한국의 대북 특사에 대해 일본에서 "북한이 한국을 이용해 제재망을 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제재에 압박을 받고있는 북한이 한국을 이용해 '숨 쉴 구멍'을 찾고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사단이 전날 오후 6시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 이후 약 4시간 동안 만찬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만찬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정의용 수석 대북 특사가 지난 5일 조선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사진=청와대> |
아사히신문은 이날 조간을 통해 "4월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로 한반도 정세 악화를 피하고 싶어 하는 한국과, 미·중의 대북 제재 강화로 고민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이 일치해 특사 파견이 성사됐다"며 "북한이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올해 들어 기존의 대화 루트를 이용하지않고 한국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제까지 뉴욕의 북한 유엔(UN)대표부를 통하는 '뉴욕 채널'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을 방한하게 하는 등 한국과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대북 특사 파견 목적이 한반도 비핵화에 있다는 점을 드러낸 상황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에 응했다는 점에 신문은 주목했다.
신문은 "김정은은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 가능성(비핵화 언급)이 있는 특사단과의 회담에 응했다"며 "한미관계나 국제적인 대북 제재망을 흔들기 위해선 한국의 협력이 필요불가결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미국도 북한을 공격하긴 어려울 거란 계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한미관계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은 최근 미국 전 당국자나 전문가들을 접촉해 트럼프 정권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지 반복해서 묻고 있다"며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엔 자신들을 공격하긴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경제난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북한의 식료품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노동당 출신 탈북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이 외화벌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북한이) 한국에 과거 중국 역할을 떠넘기려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