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포간담회서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역사적 순간"
"남북, 북미 정상 연이어 만나…결코 놓쳐선 안 될 기회"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와 화합의 봄이 찾아오고 있다"며 베트남 동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 첫날인 22일 하노이 메리어트호텔에서 베트남 동포 약 400명을 초청해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 "이제 곧 남과 북,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연이어 만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기회다. 과정도 조심스럽고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는다"면서 "한반도에 흔들리지 않는 평화가 이뤄지도록 동포 여러분들이 큰 박수로 응원해 달라. 여러분 덕분에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다.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역사적인 순간이다"며 "그러나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도,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하는 개헌도 잘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여러분이 '내가 바로 한국인이야'라는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겠다"며 "동포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이날 간담회에는 한-베트남 가정 부부와 자녀, 베트남 관광대사로 활동 중인 화산 이씨 종친 등 동포뿐 아니라 우리 정부 지원으로 한국에서 유학한 베트남인 관료와 학자, 전 주한 대사 등이 참석했다.
화산 이씨는 베트남에서 유래한 한국의 성씨로 본관인 화산(花山)은 황해도 옹진군에 있는 지명이다. 시조는 베트남 리 왕조(이조)의 개국황제인 이태조 이공온이다.
특히, '베트남의 히딩크'라 불리는 박항서 축구 감독과 박충건 사격 감독을 비롯해 양궁·펜싱·유도 등 베트남 스포츠 국가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감독들도 참석해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 국가인 베트남 방문이 한-아세안 협력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아세안 협력 강화를 통해 동포들의 삶의 터전도 더욱 풍성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17년 기준, 한국은 베트남의 제1위 투자국이자 제2위 교역국이다. 아울러 제2위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을 오간 양국 국민은 약 270만 명에 이른다.
문 대통령은 한-베트남 관계가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데 있어 베트남 동포사회가 기울인 노력과 헌신을 높이 평가하고, "단합된 동포사회의 저력을 바탕으로 양국이 상생 발전하는 데 지속적인 기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정부가 재외국민 보호 강화와 한민족 정체성 함양 교육 등 동포사회의 안전과 역량 제고를 위한 내실 있는 지원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자녀 교육 등 한-베트남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한-베트남 가정이 양국을 이어주는 든든한 가교가 되고, 그 2세들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미래 인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