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비핵화 언급 없어…중국 보도 '상반'
"비핵화 대가로 북한이 무엇을 요구할지 알아내야"
"김정은, 시진핑 만나 미국 편 들지 말라 설득했을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언급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9일 자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소식을 전하는 보도에서 두 사람의 비핵화 언급을 전혀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비핵화를 원한다는 북한 측 발언이 사실인지 믿을 수 없으며, 북한이 비핵화를 빌미로 얻으려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사진=신화망> |
미국 미들버리 국제관계 연구소(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의 조슈아 폴락 선임 연구원은 "회담 결과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보도 내용을 비교하고 나서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은 핵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 반면, 중국 쪽 보도는 북한이 비핵화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 민간연구소인 국가이익센터(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는 국방연구국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한국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며 "북한은 예를 들어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를 끝내라거나, 한반도 내 미군을 철수하라거나, 미국도 비핵화하라는 요구를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몇 주 후 아시아에서 벌어지게 될 역사적 사건의 서막에 불과하다"며 "역사가 이뤄질 것이냐, 아니면 모든 것이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될 것이냐가 (몇 주 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반도 전문가인 리사 콜린스 연구원은 이번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이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보험 성격'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관계 회복에 나섬으로써 계란이 한 바구니 안에 담겨진 상황을 탈피하려 하고 있다"며 "북미 정상화담에서 비핵화 관련 논의가 실패하면 김정은은 다시 중국과의 전통적 관계로 돌아가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과 무역전쟁에 나설 가능성을 위협한 것은 미-중 관계를 심각하게 경색시킬 것"이라며 "북한은 이 기회에 중국과 가까워지려 해서 중국이 대북 경제제재 등에서 미국 편에 서는 게 중국의 국가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