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플랜드 성공적 운영…업계 유일 4차 산업혁명 선도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31일 찾은 포항제철소 제2고로. 포항 2고로는 지난 1975년부터 약 33년간 한 번도 꺼진 적 없는 포스코의 살아있는 역사다.
높이 100m가 넘는 고로 꼭대기까지 계단 타고 올라, 쇳물을 뽑아내는 출선구를 들여다보았다. 1500℃ 온도의 쇳물이 펄펄 끓으면서 열기를 뽑아내고 있었다.
보통 제철소에서는 두 시간에 한 번씩 직원이 직접 기다란 온도계를 출선구에 넣어 온도를 잰다. 여름에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일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는 직원이 직접 불 속에 온도계를 넣을 필요가 없다. 각종 정보를 모으는 센서 덕분이다.
이날 찾은 포스코 포항 제2고로는 철강업계 최초의 스마트 플랜트로 완벽히 탈바꿈 한 모습이었다.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방문한 기자단에게 스마트화에 성공한 제2고로를 공개했다. 지난 2016년 7월부터 스마트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약 1년 9개월 만이다.
포항 제2고로에 화입하는 권오준 회장.<사진=포스코> |
철강 산업은 산업 특성상 첨단 ICT 기술 융합이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장치산업인 탓에 대부분 공정에 이미 자동화를 의미하는 스마트 팩토리가 구현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는 포항 2고로에 스마트 팩토리에서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다.
손기완 스마트 팩토리 추진팀장은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 이후 생산성이 좋아졌다”며 “이미 해결한 과제도 있고 남은 과제를 잘 해결해 완벽한 고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스마트 플랜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 첨단 ICT 기술을 융합해 오차를 줄이고 공정 운전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염두에 뒀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재작년 말 스마트 플랜트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스마트센서 설치 ▲ 딥러닝 기반 노열 예측 및 자동제어 기술 개발 ▲ 딥러닝 활용 고로 이물질 예측 시스템 개발 등 굵직한 3개 과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 하루 쇳물 생산량은 지난 2016년 5340톤(t)에서 5580톤으로 늘어났다.
포스코가 스마트 플랜트 도입 등 혁신 추진에 있어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강한 의지도 반영됐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8’에 참관, 스마트 기술의 최신 동향을 점검했다. 포스코 최고 경영자가 CES를 참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와 가전 등 철강 수요산업의 최신 기술을 알아보고 이에 적합한 소재와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철강 스마트화에 관심이 크다는 의중이 읽힌다.
포스코는 중장기적으로 포항과 광양으로 스마트 플랜트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장 적용에는 최소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플랜트 과제를 더욱 진화. 발전 시켜 생산 설비 등 전 분야에 걸쳐 추가적인 과제를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포항 제2고로.<사진=포스코> |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