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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태칼럼] ‘제주4·3’ 70주년에 북핵을 생각한다

기사입력 : 2018년04월03일 10:00

최종수정 : 2018년04월03일 11:18

“남북 이념대결 극복과 평화체제 구축 위한 서곡 되길”

긴 겨울을 지낸 한반도에 봄 기운이 무성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난달 북중정상회담이 개최됐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곧 열릴 예정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사상 최대규모의 한·미·일 연합군사훈련 등으로 고조됐던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낮아지고 새로운 평화의 기운이 움트기 시작했다.

동북아시아 정세가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올해 최대의 화두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다. 창간 15주년을 맞은 뉴스핌이 오는 10일 개최하는 제7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의 주제로 <북핵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달러는?>을 정한 배경이다.

북핵문제를 주제로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포럼 1세션에서는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북미 외교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북핵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했던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참석해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수립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시각을 제시한다.

주제발표에 이은 특별대담에선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페리 전 국방장관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참석해 북핵문제와 남북·북미관계 해법을 모색하면서 1999년 ‘페리스로세스’ 추진과정에 얽힌 비화를 소개한다. 2005년 남·북·미·중·일·러 6개국이 참여한 9·19 공동성명 타결 과정에서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정동영 의원(민주평화당)도 특별손님으로 마이크를 잡는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2세션에서는 ‘미국 달러 약세 전망과 세계경제 진단’을 주제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미국 달러 약세가 한국과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SSGA 선임 매니징 디렉터 케빈 앤더슨 박사와 함께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 한반도가 핵·이념의 대결장이 돼선 안되는 절실한 이유

2018년은 남한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북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들어선 지 만 70주년 되는 해이다. 남북은 1945년 12월 모스크바 삼상회의에서 결정된 미·소공동위원회의 신탁통치에서 벗어나 1948년 8월15일과 9월9일 각각 단독정부를 수립하면서 분단을 공식화했다.

남북분단의 기미는 19세기 말 이미 엿보였다. 한반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미·소 냉전시대의 완충지대로 등장하기 전인 구한말 러시아 외무부는 이미 청나라 조공국인 조선을 러·일 간 ‘완충국’(buffer state)으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38선 이북을 완충지대로 두어야 러일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러일전쟁 기간 중 혁명이 발생한 러시아가 급격히 힘을 잃고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조선은 일본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등 동북아 전란 속에서 시작된 한반도의 불행한 운명은 이후 일제 식민지와 남북분단을 거쳐 수백만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낳은 '한국전쟁'이란 민족상잔의 비극으로 이어졌다. 주변 강대국들의 탐욕과 이해관계 속에서 반만년을 유지해온 한민족이란 정체성조차 유지할 수 없었던 무기력한 대한민국의 근대사다.

제주 4·3평화공원 야외공간에 마련된 조형물 비설(飛雪). 눈 쌓인 겨울에 아무런 이유 없이 죽어간 두 생명이 마치 거센 바람에 덧없이 흩날리는 비설을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다.<사진=이영태 기자>

참혹한 한반도 근대사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건이 또 하나 있다. 해방 이후 미군 신탁통치와 남북 간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3만명에 달하는 희생자를 낳은 ‘제주4·3’ 70주년이 바로 오늘이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지난 2003년 발표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는 제주4·3을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제주4·3위원회가 2000년 6월부터 2017년까지 접수한 피해 심사결과 희생자는 1만4232명, 유족 5만942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72%(1만254명)에 달한다. 그러나 미신고 또는 미확인 희생자가 있어 실제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후유장애자, 수형자 등을 합친 전체 희생자 규모는 2만5000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된다. 1946년 제주도 도민이 약 27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인구 9분의1이 희생자였던 셈이다.

◆ ‘잃어버린 마을’  생존자, 홍춘호 할머니의 기억

얼마 전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회가 개최한 전국 언론인 초청 제주4·3 평화기행에 다녀왔다. 제주4·3평화공원과 기념관, 섯알오름 학살터, 동광마을 무등이왓 등 4·3 유적지를 둘러보며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공감했다.

제주4·3 생존자 홍춘호 할머니(81세, 오른쪽)가 담담한 표정으로 무등이왓(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학살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이번 평화기행 가이드 윤순희 제주생태관광 대표.<사진=이영태 기자>

이번 평화기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70년 전 무등이왓 학살현장에서 살아남은 홍춘호 할머니(81세)와의 만남이다. 홍 할머니는 이번 평화기행의 제목 “당시 11살 소녀가 기억하는 제주4·3”의 주인공이자 영화 <지슬>의 실제 생존자다. 무등이왓은 당시 동광리 5개 부락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마을로 130여 가구가 살았으며 토벌대에 의해 불태워진 ‘잃어버린 마을’이다. 마을 형세가 무등을 타고 춤을 추는 아이의 모습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홍 할머니는 “우리는 4·3이 뭔지도 모르고 사람이 죽는 것인지도 몰랐어. 그날(포고령 발표 이후인 1948년 11월15일) 순경이 마을로 찾아와 전달할 게 있다면서 남자들은 다 나오라고 했지. 남자들 10명이 모였는데 한 사람은 눈치가 빨라 도망쳐서 살고 9명이 죽었어. 원물오름에 다녀온 남자 1명이 더해 죽어 모두 10명이 죽었지. 총소리라고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집에서 나와 보니 피가 벌겋고 이렇게 됐어. 사람들이 울고불고했지”라고 회상했다. 할머니는 이후 아버지, 어머니, 세 남동생과 함께 동네 근처 ‘궤’(동굴)를 옮겨 다니며 40여 일간 숨어 지내다 12월31일 계엄령이 해제된 후 산에서 내려왔다

자식에게조차 꺼내지 못할 정도로 끔찍했던 4·3의 역사를 담담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홍 할머니의 회고를 들으며 느낀 것은 분노를 넘어선 이해와 공존이었다. 홍 할머니 뿐 아니라 4·3이란 아픈 기억 속에서도 한국 사회 속에서의 생존을 위해 레드콤플렉스를 극복하며 살아온 제주도민들의 화해와 관용이었다.

70년 전 학살당한 경험을 묵묵히 감내해온 제주인들의 존엄을 위해서도 다시는 이 나라가 북핵이나 무분별한 이념대결의 전쟁터가 돼선 안된다. 분단된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북핵을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다.

한반도 최남단 제주에는 지금 4·3의 상징인 동백꽃이 만개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 집에도 추운 겨울을 이겨낸 봄꽃이 만발하기를 기대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국제외교담당 부국장(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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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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