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을 민주당 경선서 '친문 마케팅' 논란 재점화
송 "대통령께 누" vs 최 "당심과 민심으로 평가"
[뉴스핌=김선엽 기자] 6. 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 친문(親文) 논란이 재점화 됐다. 상당수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친문'을 내세우자 한편에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던 '진박 타령'을 떠올리게 한다며 비판했다.
반면, 친문 핵심인사들은 '진박'이 보여준 '내려꽂기'식 전략공천과 다른데,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항변했다.
'친문' 마케팅을 향해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송기호 예비후보다.
송 예비후보는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당내 경쟁자이자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최재성 전 의원을 향해 “'문재인의 복심'을 자처하는 낡은 정치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최재성 전 의원이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유세에 나선 것을 지적한 것이다.
6.13 송파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기호 변호사(사진 왼쪽)와 최재성 전 의원<사진=최상수 기자> |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복심은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한 두 명의 복심이 아닌 당원들 각자의 보이지 않는 헌신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전 의원의 '문재인의 복심' 어깨띠는 대통령께 누가 되는 행위며,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하라는 촛불민심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최 전 의원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패권이나 당권을 가지고 전략공천을 하면 문제가 있지만, 경선은 경쟁이다"라며 "내려꽂기(전략공천)가 아닌데 왜 패권주의인가"라고 항변했다.
송 의원은 또 당 정당발전위원회에서 '당원 자치'와 당원들의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했던 최 전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것을 두고 정당혁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 전 의원은 "경쟁은 아름다운 것"이라며 "본인이 전략공천 받기를 원하는가"라고 되받아쳤다.
송파을 뿐 아니라 전국에서 친문 마케팅이 한창이다. 민주당 예비후보들 중 상당수가 선거 현수막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건다.
본인 행사에 친문 핵심 인사를 어렵게 모셔 지지를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예비후보들은 잊지 않고 청와대 경력을 현수막에 새긴다.
전남지사 선거에 뛰어든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김영록, 문재인정부 심장 전남이 뛴다!’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경기지사에 출마하는 전해철 의원의 팬클럽 이름은 '문전성시(문재인과 전해철의 국민 성공시대)'다.
그러다보니 '비문' 후보들은 친문 마케팅이 문 대통령을 불편하게 한다며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친문' 박남춘 의원을 경선에서 상대해야 하는 인천시장 홍미영 예비후보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마케팅 정도로 사용한다면 촛불시민들에게 상당히 비판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 친문계 한 인사는 "친문·친노라는 이름으로 걸음조차 못 하고 주저앉아서 통곡만 하던 시절도 있었지 않은가"라며 "잘하면 다 먹는 거고 잘못하면 다시 심판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