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9만5000원·현금 100만원 제공...검찰, 벌금 500만원 구형
법원 “위로 격려 목적...청탁금지법 예외 사유에 해당”
“식대·현금 분리 판단은 잘못이나 1심 무죄판단 정당”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돈봉투 만찬'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61·사법연수원 18기)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로 인정됐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고법 형사6부(김우수 부장판사)는 20일 이 전 지검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피고인이 음식물 및 현금을 제공한 것은 법무부 검찰국 과장을 위로, 격려 아닌 다른 목적으로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 과장들의 상급자가 아니므로 청탁금지법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하는 위계조직의 일원으로 상하관계가 인정되므로 청탁금지법이 예외로 인정하는 상급공직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 제8조 3항 1호는 '상급 공직자 등이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이 수수 금지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9만5000원 상당 음식물과 현금 100만원에 대해 분리해서 판단한 원심의 판단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만찬의 성격, 개최 경위, 장소, 양상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은 청탁금지법 예외 사유에 해당돼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무죄로 판단한 점이 정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4월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법무부 검찰국의 회식자리를 마련했다. 1인당 9만5000원 상당의 식대 등 비용은 검찰 업무추진비로 지급됐다.
이 자리에서 안태근(51·20기) 전 검찰국장 등에게 현금 100만원이 든 '격려금 돈봉투'를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같은해 6월16일 안 전 국장과 나란히 면직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음식물과 금품이 동일한 목적으로 동일 장소·일시에 제공됐으므로 분리 판단할 것이 아니라 함께 판단돼야 하며, 법무부와 검찰은 별개의 공공기관으로 중앙지검장은 법무부 과장들에 대해 (청탁금지법이 예외로 인정하고 있는) 상급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앞서 이 전 지검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특수본 본부장으로서 장기간 수사를 마친 특수본과 이를 지원한 법무부 검찰국 간부들과 회식자리에서 위로, 격려하기 위해 금원을 지급했다”며 “법리에 따라 현명하게 결론 내달라”고 밝힌 바 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