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 집사' 김창선, 노동당 중앙위 위원 발탁
조명균 장관 '카운터파트' 리선권, 당 중앙위 후보위원 올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이른바 ‘대남 일꾼’으로 분류되는 북한 인사들의 대거 승진이 이뤄져 주목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정상회담 등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 하에 개최하고, 당 정치국 위원 및 중앙위 위원·후보위원으로 보선된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주목할만한 점은 ‘김씨 일가의 집사’라고 일컬어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당 중앙위 위원에 발탁됐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위한 남북 간 의전·경호·보도 1, 2, 3차 실무회담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하며 다시금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전력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정위원으로 직행한 것과 서기실장의 당내 직책을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 조치”라면서 “향후 김창선이 김정은 복심으로서 특사 등 외교 역할이 증대될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 고위급 대화에 있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담당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당 중앙위 후보위원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
또한 리 위원장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국을 방문 한 김일국 체육상도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남북 간 대화국면을 반영한 대남라인이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대외라인의 약진도 눈에 띈다. 김성남 국제부 부부장과 장길성 정찰총국장은 당 중앙위원으로 보선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성남의 경우 당 부부장으로 중앙위원에 보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향후 북중관계를 중시하겠다는 포석”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김정은 신년사 이후 이에 기여한 일꾼들이 약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북한의 인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이날 본지에 “김창선 부장의 경우 원래 북한 내부에서 실세로 분류된다”며 “이번에 주목받는 인사들이 대남정책에 있어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맞지만 예고된 절차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이번 인사만을 놓고 본다면 ‘북한이 대남정책을 중시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는 정도까지는 분석이 가능해보인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