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 낙찰률 70%..전달대비 12%p 상승
매각물건 급감한 데다 투자심리는 여전히 높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최근 부동산 투자심리가 한풀 꺾였지만 서울 강남 아파트의 경매시장은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남·서초구를 중심으로 경매낙찰률이 오르고 있는 것. 매물이 찾기 어려워진데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도가 거세지자 경매시장이 들끓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평균 낙찰률은 전달(57.9%)보다 12.1%p 상승한 70.0%를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달대비 낙찰률이 높아졌고 송파구는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경매 낙찰률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강남3구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한 셈이다.
강남구는 매각물건 5건 중 4건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 80.0%를 보였다. 전달 낙찰률 57.1%보다 20%p 넘게 상승한 것이자 올해 1~3월 평균 60.0%와 비교해도 높다. 개포동과 역삼동 일대 아파트는 낙찰가율(감정값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훌쩍 넘겨 주인을 가렸다.
이 지역은 아파트가 아닌 다른 용도의 주택도 인기가 높았다. 연립주택·다세대와 오피스텔은 매각물건 총 3건이 모두 낙찰됐다.
서초구는 지난 3월 아파트 낙찰률이 66.7%에서 지난달에는 80.0%로 상승했다. 5건 매각물건 중 4건이 낙찰됐다. 이 지역의 올해 1~3월 평균 낙찰률은 61.9%다.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잠원동, 내곡동의 매물이 감정값보다 높은 가격에 경매 일정을 끝냈다.
송파구는 4건 중 2건이 주인을 찾아 전달과 같은 낙찰률 50%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비슷했지만 낙찰가율은 평균 91.4%에서 121.2%로 껑충 뛰었다. 감정값 10억원짜리 매물이 12억1200만원에 낙찰됐다는 뜻이다.
강남3구의 경매 아파트가 높은 낙찰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매각물건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반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사려는 투자자가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지만 매물을 손에 꼽을 정도다.
강남구는 올해(1~4월)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물이 총 25건이다. 같은 기간 2015년에는 100건이 넘었다. 2016년 73건, 작년에는 45건으로 줄더니 올해는 더 감소한 것이다. 서초구는 올해 경매된 매물이 26건으로 전년동기(35건) 대비 25.7% 줄었다. 작년 28건이 시장에 나온 송파구도 올해는 14건에 불과하다.
강남 주택시장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여전한 것도 낙찰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 지역은 추가로 개발 땅이 사실상 없다. 재건축 이외에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강남지역 아파트는 투자자에게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 단기적인 가격 변동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몸값이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도 투자수요가 꾸준한 이유다.
리얼인베스트먼트 최준서 실장은 “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비롯한 강도 높은 규제로 주택경기가 위축됐지만 강남3구는 여전히 투자지역 1순위로 꼽힌다”며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이 일반 거래시장보다 10~20% 저렴하게 주택을 살 수 있는 구조인데 매각물건이 턱없이 부족해 낙찰률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