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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금일중국] 평화바람에 단둥신구 들썩, 굳게 닫힌 황금평 철문 열리나

기사입력 : 2018년05월15일 17:27

최종수정 : 2018년05월15일 17:59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 “시장에서 마치 배추를 사듯 아파트를 통째로 몇 채씩 계약합니다.”

외지인들이 중국 단둥 일대에 몰려와 부동산을 사재기하는 상황에 대해 현지 주민들이 털어놓는 말이다.

북미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일면서 북한 신의주 맞은편 중국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이 요즘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 ‘북방의 선전’, 북한 특수 기대 한몸에...

자본이 단둥에 몰려드는 것은 중국과 세계가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6월 12일 열릴 북미 정상회담 성과와 북중경협의 미래를 낙관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앞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단둥신구 일대가 4년여 만에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특히 단둥 부동산은 북한이 핵 폐기 입장을 천명한 4월 21일을 기점으로 폭등세를 나타냈다. 단둥 투자열기는 북한이 5월 12일 핵폐기 일정을 밝히고 나선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중경협 전망과 관련해 이목이 집중된 단둥신구의 아파트 가격은 외지인이 몰리면서 평방미터당 3000위안~4000위안에서 한 달도 안돼 8000위안~1만위안까지 치솟았다. 

2010년 전후 단둥신구 개발 때도 부동산이 급등했지만 지금처럼 들끓지는 않았다. 현지 부동산 건설분야 관계자들은 “북미회담만 잘 되면 단둥은 엄청난 북한 특수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둥에 몰려드는 투자세력은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 자본이다. 돈 냄새 잘 맡기로 유명한 저장(浙江)성 상인들도 가세했다. 하지만 이들 자본은 단순히 부동산만을 노린 게 아니라 향후 본격화할 대북 투자교역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경공업이 취약하고 생필품이 부족하다. 현재 단둥을 포함한 중국 동북지역은 경공업 생산기반이 취약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는 대부분 멀리 남방에서 기차로 운송 조달하는 구조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중경협이 본격화하면 단둥에는 국유 중공업 대신 민영 경공업과 신흥 첨단산업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정학적 이점도 부각되고 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량치둥(梁啓東) 부원장은 “단둥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계기로 북한을 아우르는 일대일로 및 동북진흥의 중심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돼 장차 북한 개혁개방이 본격화할 경우 단둥은 중국 도시 가운데 가장 큰 보너스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 단둥을 개혁개방 1번지 선전에 비유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무드로 최근 중국 단둥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북중 국경을 알리는 표지석 뒤로 멀리 신의주와 연결된 압록강 철교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북미회담 앞두고 북중경협 점차 속도     

중국에 있어 단둥은 대북 경협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전체 대북 무역 총액 중 40%를 차지하며 화물 운송량은 중국 전체 대북무역 총량의 80%에 달한다.

단둥은 북중 모두에 요충지로서 중국에는 북한교류의 거점이고, 북한 측에서 보면 세계로 나가는 교두보인 동시에 경제지탱을 위한 젖줄과 같은 곳이다. 북중관계가 악화하면 철조망 설치와 경비가 삼엄해지는 등 이 일대가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다. 거꾸로 지금처럼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때면 북한 기회를 엿보는 자본이 집중된다.  

단둥은 인구 230여만명의 신의주와 마주한 압록강변 중국 국경의 도시로서 그동안에는 사실상 북한 핵실험의 또 다른 피해자였다. 최근 수년 한반도 정세 및 북중관계의 악화 국면에서 무역 투자가 줄어들고 외자가 이탈하면서 인구마저 감소세를 나타냈다. 

북한 황금평 위화도와 연접한 곳으로, 북중 무역을 위해 조성된 단둥 신구는 북한과의 정치상황이 악화하면서  사실상 개발이 중단되다 시피했다. 당국이 별별 유인책을 다 내놨으나 투자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신축 오피스건물 입주율이 20%도 채 안 돼 ‘귀신의 성’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20억 위안의 공사비가 투입된 신압록강대교는 당초 북중경제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한반도 정세 악화와 북한의 경제난 등으로 인해 2014년 9월 완공후 4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단둥경제와 신구지역은 북중관계와 한반도 정세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압록강의 북한 섬 황금평경제구 및 나진선봉 경제무역구에 비유된다.  황금평경제구 사업은 북중관계가 좋았던 지난 2012년 시작됐다가 지금은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다. 우리가 개발한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사업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폐쇄되고 몇 년째 방치돼 온 것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들어 신압록강대교의 개통 전망과 함께 단둥신구가 활기를 띠고,  황금평경제구 사업 재개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북중 사이에 나타나는 다양한 정황들이 장밋빗 기대감을 뒷바침 해주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진쥔(李進軍) 평양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11일  단둥 맞은편 북한 신의주에서 김능오 평북 도당위원장을 만나 접경지역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능오 위원장은 신의주에서 리 대사 일행과 만난 뒤 3일 뒤인 14일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을 전격 방문했다. 모두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북중간 경협재개 움직임, 나아가서는 북한식 개혁개방 모색을 위한 사전 준비 행보임에 틀림이 없다.  

◆ ‘경협 기차’의 행선지 아직은 장담 못 해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북중 접경지역에 설치된 철조망이 한꺼번에 걷히는 게 아니듯 단둥신구와 황금평경제구 사업 복원 등 북중간 경협이 일순간에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체제 특성으로 볼 때 북한 개혁개방 및 북한과의 경협은 속도에 있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북미정상회담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북중경협의 진로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푸단대학 북한 한국 연구센터의 스위안화(石源华) 주임은 “이번 남북대화 평화 분위기는 북한 스스로 변화 의지를 보인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며 “다만 북한 경제체제 개방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고 주장했다.

스 주임은 단둥의 부동산 붐에 대해 “시장은 실제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지만 그 판단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며 “북중경협 및 북한 개혁개방의 앞날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게 중요하고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 지원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다. 북한이 설령 경제건설에 매진한다 해도 중국 처럼 대담한 개혁개방 실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스 주임은 덧붙였다.  

단둥 현지에는 최근 부동산 세력 외에 대북 무역상들까지 하나 둘 몰려들면서 북한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서도 현지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를 이해 못해 실패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며 준비가 부족하면 비싼 수업료를 각오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린(吉林)대학 동북아 연구원 구역경제연구소 이바오중(衣保中)교수는 "북한은 시장경제체제가 아니고 상업 관행도 다르다"며 "각종 법 규정 등이 미비돼 있기 때문에 투자 무역 거래에 있어 적지 않은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기관 및 국영기업 간의 투자 교역과 달리 중국 민영기업들은 북한과의 거래에 있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을의 입장에 놓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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