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경우 주택대출 감세 확충
자동차는 3% 취득세 폐지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정부가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현행 8%에서 10%로) 이후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주택이나 자동차 구입자에게 감세 혜택을 주고, 상품 가격이 급격히 오르지 않도록 하는 대책도 내놓는 등 올 연말까지 ‘증세 쇼크’를 경감하기 위한 제도 설계를 마칠 방침이다.
중심 축은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의 환기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격이 비싼 주택이나 자동차 등 내구 소비재는 증세 전 막바지 수요와 증세 후 매수 보류로 수요 변동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평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감세를 검토하고 있다.
주택의 경우 현재 구입 대금의 대출 잔고에 따라 세 부담이 10년간 최대 500만엔 줄어드는 주택대출 감세를 확충할 방침이다. 내년 10월 증세 후 감세액을 일시적으로 인상하는 방안과, 2021년 12월 말까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현행 일본법에서는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내년 10월 1일 이후 인도하게 되면 원칙상 10%의 세율이 적용된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현재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구매 가격의 3%를 내야 하는 취득세를 폐지하고, 자동차의 연비에 따라 세율을 0~3%까지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 세율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축은 기업에 대한 대책이다. 증세 후 기업이 일제히 상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증세 전부터 천천히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증세 후 ‘소비세 환원 세일’을 금지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키로 했다. 지난 2014년 4월 소비세 인상(5%에서 8%로) 때에는 환원 세일이 금지됐던 탓에 기업들이 4월에 일제히 가격에 전가해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른 바 있다.
소매업자에게는 세금을 포함한 ‘총액표시제’를 장려할 방침이다. 소비세의 존재를 소비자가 의식하기 어려운 데다, 증세 전부터 가격을 올리기 쉽다는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본은행(BOJ)은 지난 4일 발표한 ‘4월 경제·물가정세 전망’에서 이번 소비세 증세의 영향이 이전 두 차례 증세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세폭이 이전보다 낮은 데다, 교육무상화 등 부담 경감책이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BOJ는 이번 증세의 직접적인 영향은 5조6000억엔(약 55조200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교육무상화로 1조4000억엔, 연금 개정으로 6000억엔의 세 부담이 경감할 것으로 예상돼 총 부담 증가는 2조20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BOJ) 건물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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