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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리비아식 대북 전략 ‘시험대’ 트럼프 해법 있나

기사입력 : 2018년05월17일 04:52

최종수정 : 2018년05월17일 10:22

北 회담 취소 경고는 핵 포기 않겠다는 속내 드러냈다는 해석
회담 결렬될 경우 대북 '매파'에 무게 실리는 한편 긴장감 더 크게 고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북한의 ‘협박’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이 다양한 해석을 제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북 정책의 대표적인 매파로 통하는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정조준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볼턴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식 비핵화를 문제 삼고 있다는 것. 북한의 수장에 오르기 불과 몇 달 전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의 비참한 최후를 목격한 김 위원장이 같은 전철을 밟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중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인 존 볼턴과 함께 군 수뇌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북한과 볼턴 보좌관 사이에 앙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었던 볼턴 보좌관은 김정일 정권을 향해 ‘인간 쓰레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그가 리비아 식 비핵화를 언급, 김 위원장에게 말 그대로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를 자처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백악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듯 16일(현지시각) 리비아 식 모델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하며 일단 급한 불을 끄자는 행보를 취했다.

내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면적이고 영구적인 비핵화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돌발적으로 나온 북한 측의 발언은 실제로 회담 취소를 목적에 둔 것이 아니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한반도 관련 정책을 맡았던 에반스 J.R. 리브르는 이날 뉴욕타임즈(NYT)와 인터뷰에서 “이번 북한 측의 경고는 회담의 핵심 화두를 미국이 선호하는 비핵화에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주한 미군 문제와 체제 보장으로 바꾸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제부터 관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할 카드다. 북한의 협박에 침착한 모습으로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 지난주 일본에서 회동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백악관에 장기적인 체제 보장 문제에 대한 북한의 염려를 해소시킬 것을 종용했다.

무엇보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빌미로 남복 고위급 회담을 취소한 북한이 주한 미군과 군사 시스템을 문제 삼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협상 카드에 조명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핵 폐기를 거듭 주장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소위 리비아 식 비핵화 전략을 고집하지 않을 경우 대안 역시 뜨거운 관심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했지만 핵 포기를 결심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비핵화 압박을 비판하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경고한 것은 김 위원장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핵확산 방지 프로그램 담당 이사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식 비핵화를 문제 삼아 정상회담 취소를 언급한 것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며 “잠재돼 있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해석이 워싱턴에서 설득력을 얻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일괄 핵 폐기는 물론이고 북한 측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 역시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라고 언급한 채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순항하는 듯 보였던 남북 정상회담이 복병을 만나자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회담이 불발될 경우 워싱턴의 이른바 ‘매파’들에게 힘이 실리는 한편 북미간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CNN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 가족들을 미국으로 송환시키려고 했던 사실을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카드가 유효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CNN에 따르면 한 고위 정부 관계자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 가족들의 송환을 명령했다”며 “검토가 아닌 명령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제 전시 상황에 대비한 결정으로,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재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을 접었다고 그는 전했다.

한편 워싱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경계하는 움직임이다. 이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강하게 대응해야 하며, 계획을 단호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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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만달러 밑으로 급격히 후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9% 넘게 급락해 8만5000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계산이며 실제로 가격을 띄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약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12% 급락한 8만5518.83달러를 가리켰다. 이더리움도 15%나 내린 21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자산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 달러 대로 내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약 20%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실제로 전략적으로 비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주식 등 위험 자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효 확인으로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규장 막바지인 미국 동부 시간 3시 54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1.7~2.9%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하고 "준비금의 가상화폐 구매 자금이 미국 납세자에서 올 수도 있고 자산에는 있는 가상화폐는 법 집행 조치에서 압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매수가 유입되는 게 아니라 계좌 간의 단순한 이전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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