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정책 최대 위협은 북한 아닌 중국"
"트럼프, 미국의 아시아 정책 핵심인 FTA와 동맹국 협력 등한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세기의 회담을 성사시키고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몰두하고 있지만,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더 중요한 위협은 중국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포린폴리시(FP)가 지적했다.
FP는 북한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는 트럼프 때문에 아시아 파워 게임에서 중국에 대항할 미국의 경쟁력이 오히려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국력 순위를 평가한 '아시아 파워 지수(Asia Power Index)를 보면 미국은 여전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수는 25개 국가를 대상으로 경제적 자원, 군사력, 회복탄력성, 미래 트렌드, 외교적 영향력, 경제 관계, 안보 네트워크, 문화적 영향력 등 8개 분야에 대해 평가해 종합 점수를 매기는데, 올해 미국은 5개 평가항목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매체는 미국의 아시아 파워 지수 1위를 가능케 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과 역내 동맹국과의 네트워크 덕분인데,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사이 점차 커지고 있는 중국의 위협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아시아 파워 지수에서 17위에 그쳤으며, 대부분의 점수를 군사력으로 얻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를 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은 전 세계에 자국군을 배치하고 있지만 중국은 군사력을 역내로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당장 미국과 군사 전쟁을 하지는 않겠지만, 미군이 아시아에서 점차 영향력을 축소하기를 기다리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매체는 트럼프가 아시아에서 미국의 입지를 떠받치는 두 가지 핵심인 자유무역협정(FTA)과 동맹국과의 협력도 등지면서 역내 미국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 것은 자멸행위이며,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는 것도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관계에 타격을 줄 뿐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비중이 작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무역 갈등으로 인한 타격이 적은 편이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는 무역 긴장은 미국이 수호하는 세계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타 아시아 국가들에 피해만 줄 뿐이라는 것이다.
북미 회담 이슈로 떠오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도 현재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실제 양측 합의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포기에 관한 것일 수 있는데 이는 미국에만 안도가 될 뿐 역내 동맹국들은 여전히 안보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주한미군 철수 문제도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의 성향 상 미군 재배치가 아시아 안보 이슈에 대한 관심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아시아 내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위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