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용민 김준희 황선중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한 소식을 들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모처럼 찾아온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깨질까 우려하면서도 북·미 정상의 의중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 뉴스핌 DB |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50)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너무나 즉흥적"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번 결정이) 당혹스럽겠지만 북한과 미국이 소통할 수 있도록 다시 중간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김기훈(27)씨는 "트럼프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여러가지 전략을 쓸 것이라고 예측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만약 이 사실을 우리 정부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면 이는 북미관계를 넘어 한미관계에도 결례를 범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김모(여·27)씨는 "김정은의 '배째라식' 태도에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난 것 같다"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닌데 이렇게 손바닥 뒤집 듯 하는 입장표명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북·미 양국 정상을 싸잡아 비판했다.
북한이 과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남 광주에 사는 서모(34)씨는 "이번 회담이 무산된 데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며 "솔직히 북한이 비핵화에 의지가 있다면 왜 미국에 대해 날을 세우겠느냐. 게다가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의 체제 안정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분명 또 뒤통수를 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제동에 거주하는 주부 권미향(여·59)씨는 "갑작스럽긴 하지만 북한은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도 북한이 변덕부린 걸 생각하면 아직도 울화통이 터진다"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성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진보 성향인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과 전 세계가 보내는 지지를 역행하는 무례한 행위"라며 "미국이 정상회담을 비롯한 대화의 장으로 돌아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적대적인 태도를 정상회담 취소의 이유로 들었는데, 미국에서 먼저 리비아 방식 등을 언급하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았느냐. 양측에 모두 잘못이 있지만 이번 사태는 미국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 사태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꺼리며 입장을 조율 중이다. 공식적으로 입장을 낼 경우 한반도 평화를 반대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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