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첫 멜로에, 첫 드라마 주연까지. 어깨가 정말 무거웠어요. 작품이 끝나니, 일거수일투족 주목받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껴요. 기쁘고 감사하고, 동시에 다시 어깨가 무거워지네요. 하하.”
SBS ‘그래, 그런거야’(2016),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8)을 통해 다양한 이지를 선보였던 정해인(30)이 이번에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국민 연하남으로 등극한 정해인, 지난 2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모습이었다.
“정말 이번 작품은 끝나지 않길 바랐어요. 그런 마음이 생긴 작품도 처음이었고요. 드라마가 끝나면 허전하고 시원섭섭함, 후련함이 있기 마련인데 ‘예쁜 누나’는 그런 말로 제 마음을 표현하기엔 부족한 것 같아요. 허전하고 허해요. 그만큼 이번 드라마에 집중하고 많이 사랑했던 것 같네요.”
드라마는 많이 해왔지만 첫 멜로이다. 그리고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다. 상대역은 멜로 장인으로 소문난 손예진이다 보니 정해인의 어깨는 자연스레 무거워졌다고. 하지만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시너지는 가히 대단했다.
배우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어깨가 진짜 무거웠어요. 첫 드라마 주연이고, 전 경험이 부족하잖아요. 그에 비해 손예진 선배는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가 있잖아요. 제 부족함 때문에 선배가 쌓아온 탑에 금이 갈까봐 걱정했어요. 그게 연기에도 묻어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선배가 촬영 끝나고 문자를 주셨어요. 그게 진짜 큰 힘이 됐죠. 상대 배우, 후배임을 떠나서 사람을 존중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더 좋은 합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연기 때문일까. 두 사람에 대한 열애설이 나오기도 했으며, 두 사람의 열애를 원하는 응원의 말이 빗발치기도 했다.
“손예진 선배를 만나기 전에 예민하고 까다로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만나고 모든 환상이 깨졌어요. 너무 털털하시더라고요. 하하. 작품에서도 애정신이 많아서 그랬는지, 주변에서 진짜 사귀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진심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웃음). 픽션이지만 진심을 다해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서 뿌듯하고 감사하죠. 그리고 전 진짜 연애하는 감정을 가지고 연기했는걸요?”
배우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드라마에서 정해인(서준희 역)은 손예진(윤진아 역)의 엄마 길해연(김미연 역)의 반대로 힘든 사랑을 한다. 드라마가 ‘사랑’을 그린 만큼, 정해인은 “사랑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겪지 않았지만, 사랑에 대해 되짚어 생각해본 계기가 됐어요. 드라마 15회, 16회를 보면 남자와 여자는 정말 많은 대화를 해야 된다고 느꼈어요. 극 중 준희랑 진아는 원하는 건 같지만 표현 방식이 달라요. 피부로 느끼게 하려면 더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얘기해야 된다는 걸 느꼈죠. 사랑에는 진짜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국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정해인에게 이번 수식어는 어느 때보다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국민’이라는 타이틀도, 수식어도 앞으로 넘어야 될 산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국민 연하남’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부끄럽고 부담스럽고 도망치고 싶어요. 하하. 감사한 건 당연한거죠. 여러 감정이 들어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또 다음 작품을 할 때 이 수식어를 넘어야 하잖아요. 수식어는 작품이 주는 타이틀인 것 같아요. ‘국민’이라는 타이틀은 겸손하게 받아드려야죠.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타이틀이 붙을지 모르겠어요. 제 목표는 작품으로 그냥 제 모습을, 연기를 꾸준하게 보여드리는 거예요. 지금처럼만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화려한 수식어보다 무색무취를 원하는 정해인. 그의 연기에 대한 열망과 욕심을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인기를 얻었음에도 겸손할 수 있었던 건, 그의 끝없는 마인드 컨트롤 덕분이었다.
“제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딱 절반만 느끼려고 노력 중이에요.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부단한 노력 중이에요. 차기작도 빠른 시일 내로 정하려고요. 전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 할 거고요. 어떤 타이틀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냥 모든 색이 입혀질 수 있는 무색무취였으면 좋겠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