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베네수엘라 산유량 감소로 유가 상승 탄력 전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월가가 국제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이란 및 베네수엘라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들 지역의 산유량이 위축, 유가 추가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유 저장 시설 [사진=블룸버그] |
투자은행(IB) 업계의 유가 상승 전망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대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할인 폭이 연일 확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월가 12개 IB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투자자들은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IB 업계는 WTI의 올해 평균 가격 전망치 역시 배럴당 6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월 대비 2가지 유가 전망치가 각각 6달러 뛰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OPEC 및 비회원 산유국이 감산 규모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유가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지만 월가는 이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무게를 실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위축이 확실시되며, 이는 유가의 추가 상승 여지를 제공하는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BNP 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글로벌 상품시장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원유 공급 리스크가 유가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에서 발을 빼기로 한 데 따라 국제 유가는 6% 랠리했고, 경제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원유 수급을 압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제재로 인해 이란의 산유량이 현재 하루 240만배럴에서 40만~100만배럴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네수엘라도 월가가 주시하는 부분이다. 미국의 제재와 함께 좌파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된 데 따른 파장이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경영난에 휘청거리는 베네수엘라 석유 업계가 대선 결과의 영향으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미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규모는 지난 4월 전월 대비 50만배럴 감소, 하루 142만배럴로 줄어들었다. ING는 산유량이 하루 120만배럴까지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월가는 내년 국제 유가가 완만한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브렌트유와 WTI가 각각 배럴당 평균 68달러와 64달러에 거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괴리는 11달러까지 확대, 지난 2015년 2월 이후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셰일 업계의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여름 휴가철 소비자 지출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