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종전선언 '차이나 패싱' 논란...갈등 수면 위로
"중국, 언제든지 한반도에 영향 미칠 수 있어" 주장
전문가 "선언적 의미 아닌 평화협정 땐 中 참여할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중국 매체가 최근 한반도 문제를 놓고 제기되고 있는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 지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5일 사평(社評)을 통해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이 빠진 종전선언은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오는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개최될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정전협정 서명국이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정전협정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법률적으로 중국이 없어서는 안 된다”며 “1953년 한반도 정전협정의 체결 당사국은 중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을 대표하는 유엔군”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7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신문은 “중국에 있어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항구적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반도가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장려하는 게 우리 정책의 큰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반도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다”며 “최근 미국이 ‘프로세스’라는 단어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한반도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남·북·미 3자가 향후 모든 적대적 행동을 중단하는 종전선언을 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종전선언이 한반도 정전협정과는 완전히 연결될 수 없고 법률적으로도 빈틈이 있어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남·북·미 3국간 종전선언이 '차이나 패싱'을 의미한다는 일부 국내 언론 보도와 관련, “중국은 지정학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유엔 체제 안에서도 언제든지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중국이 아무 말 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영향력은 한국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환구시보의 이 같은 주장을 두고 한 중국 전문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남·북·미 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향후 평화협정 체결 때는 중국이 참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