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동맹을 가리지 않고 관세 공격에 나서면서 정계에서는 혼란이 일고 있지만,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무역 분쟁에 따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며 올해 공고한 경제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25%의 철강 관세를 살펴보자. 골드만삭스는 철강 관세로 인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bp(1bp=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한 대로 475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모두 관세를 부과하면 근원 CPI가 약 15bp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여전히 미미한 변동폭이지만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관심을 끌어 긴축 속도가 빨라지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무역 긴장이 재계 전반의 불안감으로 퍼져 기업들이 자본지출 등 투자 결정을 보류하면 그때부터 문제가 된다.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 간 침체됐다가 최근에서야 회복되기 시작했다. 공화당이 주도한 법인세 인하가 부분적으로 도움이 됐다.
제리 라이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지난주 무역전쟁으로 인해 7년 만에 가장 강력한 세계경제 성장세가 좌초될 수 있다며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무역전쟁이 발발해 미국이 전반적 관세를 10% 인상하고 나머지 국가들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 2020년까지 세계경제가 약 4700억달러(약 503조3700억원)의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태국 경제 규모와 맞먹는다.
아직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의 신뢰도가 심각하게 악화되지 않았다. 연준의 베이지북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국제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해 다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 단기 성장 전망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무역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쓸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ING은행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상황이 ‘무역 냉전’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무역 전쟁에 대한 공포로 인해 위험자산이 급격한 매도세에 몰리면 경제에 충격이 갈 수 있다. 실상 지난 3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후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강경 발언에 다소 초연한 상태가 됐다.
미국 경제의 공고한 성장세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여파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이웃국인 멕시코 및 캐나다와 관세 공격을 주고받는 와중에도 전날 미국 증시는 12주 만에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