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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北·美가 갖는 '비핵화·평화조약' 의미

기사입력 : 2018년06월11일 11:31

최종수정 : 2018년06월11일 12:49

NYT "北·美,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꽤 다르게 생각"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세기의 담판'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지난 17년간 적대 관계를 유지했던 북미 양국 지도자는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회담이 수월하게 이뤄지면 '평화조약(peace treaty)'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회담 성패를 좌우할 요소인 '한반도 비핵화 의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꽤 다르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비핵화'와 '평화조약' 용어 이면에 있는 북미 정상회담의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반도 비핵화'의 정확한 의미는?

'한반도 비핵화' 정의 문제는 이번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국 대북 특사단과 만남에서 일방적인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주장한 바있다. 하지만 대북 전문가 대다수는 김 위원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설명한다.

미국이 말하는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통해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비핵화의 개념을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 이들 무기의 제조 수단까지 적용한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방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 용어를 자신들의 보유 무기에 적용한 적이 결코 없었다고 NYT는 보도했다. 군축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칭하는 비핵화는 핵무기로 자신들을 타격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적 능력'과 미국이 핵우산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정의하는 비핵화는 "위협 제거"라며 의미에 대한 인식 차이는 오해의 위험한 토대를 만들었고 이는 부분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갈망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영구화됐다고 주장했다.

◆ 북한이 '비핵화'보다 '평화조약'을 우선 고집하는 이유는?

1953년 한국전쟁 휴전 협정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평화조약은 북한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다. 북한에 평화조약은 미국의 공격과 자신들의 체제 전복을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북한은 미국 측에 주한 미군을 철수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신문은 바라봤다. 또 주한 미군 철수는 북한이 정확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비핵화 문제가 나중에 협상될 수 있다면 철수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타운대학교 빅터 차 교수는 "적대 상태를 끝내면 왜 그곳에 병력을 두어야 하는지, 그곳에 왜 미사일 방어체제를 갖추고 있는지, 이것이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할 "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 이전에 평화 조약은 북한에 엄청난 승리일 것이라며 북한은 그것을 기본적으로 자신의 나라를 핵무기 보유국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볼 것이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는 김정은과 '평화조약'을 추진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보좌진들이 북한이 비핵화를 이뤄내기 전까지는 평화조약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휴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이 자신을 배제하고 협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평화조약이 당장 체결될 가능성은 커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NYT는 전임 행정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평화조약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 역시 유엔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는 만큼 평화조약 체결 추진을 원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 '비핵화'와 '평화조약' 협상을 동시 진행하는 방안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조약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이 이번 회담서 논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평화조약 없이도 양측이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을 발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 교수는 평화에 대한 여러 종류의 결과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평화조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과 북한이 적대 행위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정치적 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헀던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향후 2~3년간 비핵화를 위해 검증가능한 조치들을 취한다면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체제안전 보장이나 주한 미군 감축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평화조약을 당장 제안하는 것은 실수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평화조약은 북한에 신호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것을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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