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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시론] 길 잃은 한국경제 규제혁파에서 길 찾아라

기사입력 : 2018년06월27일 08:29

최종수정 : 2018년06월27일 12:22

마이동풍 속 '소득주도성장' …규제완화 통한 일자리 창출 가능할까

 

[서울=뉴스핌] 이석중 에디터 = “우리는 살 만큼 살았으니,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도 상관없지만 한참 더 살아야 할 젊은 청년들이 걱정이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60, 70대 이른바 산업화 세대가 20, 30세대가 처한 현 상황에 대한 연민과 한국경제의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배어 있다.

그만큼 한국 경제의 현실은 답답하고 각종 통계는 미래를 어둡게 보게 한다. 통계를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거의 모든 통계가 부정적이다.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으로 문닫는 자영업이 늘어나고 제조업 가동률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5월 취업자 증가 폭은 7만명 수준까지 낮아져 8년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고치다. 내수는 줄고 투자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이 잘못된 정책이라는 점을 시장과 각종 통계지표가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통계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면서 까지 인정 않는다. 정권 초기인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70% 수준을 오르내리는 등 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고 밀어붙여보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 내놓는 정책들마다 당장 국민들의 입맛에 맞춘 대중 영합적이다. 국가의 미래를 대비한 전략은 안 보인다. 무엇보다 대기업을 적대시하는 정책과 철학은 참으로 위험하다.

 

과거 정부와 정책 철학이 다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언론도 연일 방향이 잘못됐다고 지적하지만 마이동풍이다.

문 정부 경제철학은 기존 질서로는 안 되니 새 판을 짜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초기에도 과거 정부와의 정책 차별을 시도했으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자 궤도 수정을 했고 그로 인해 참여정부의 색깔도 빛을 바랬다. 문 정부는 참여정부의 실패를 되풀이 않기 위해 전략수정은 없다는 태도다.

제도권에서 ‘(정책방향이) 틀리다’고 하면 문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은 ‘틀린 게 아니고 (철학이) 다르다’라고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여론이나 전문가집단이 정책의 잘잘못을 지적하면 수정하기도 했으나 문 정부는 기득권 세력의 적폐와 기득권 유지세력으로 치부하고 무시한다. 말이 안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관료조직을 믿지 않는 것도 철학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경제정책의 사령탑이라고 내세우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김동연 패싱이란 말도 공공연하다.

김 부총리가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5월 고용동향 내용이 충격적”이라며 “경제팀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정책기조가 잘못됐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러자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말로 김 부총리 발언의 의미를 일축했다.

 

경제수석 교체 했지만 소득주도성장은 불변---

문 대통령은 26일 경제수석을 학자에서 정통 경제관료로 교체했다.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윤종원 OECD 대사는 거시경제·금융 전문가여서 현실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OECD가 강조하는 것이 포용적인 성장으로,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세 바퀴가 잘 굴러가는 모습과 같은 개념”이라며 윤 수석 임명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홍장표 경제수석을 임명한 것은 시장이 요구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포기가 아니라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결국 내년에도 최저임금은 큰 폭으로 오를 것이고 자영업자와 영세 기업인들의 경영난은 심화되고 청년들의 일자리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혹시 윤 수석의 등장으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네거티브식 규제로 기업 활동 제약 풀어야

한국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기업들의 기업하겠다는 의지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규제의 혁파'라는 게 기업인들과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25일 제주에서 열린 ‘한중 CEO 라운드테이블’ 인사말을 통해 강조한 것도 규제완화다. 허 회장은 “중국처럼 세계 4차 산업의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려면 ‘안되는 것 빼고는 다 된다’는 네거티브식 규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의 신속한 도입 등 혁신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5일 김 부총리에게 '규제개혁 프로세스 개선방안'을 전달하면서 한 얘기는 의미심장하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 4년 반 일하면서 38차례의 규제건의를 드렸지만 아직 상당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며 규제혁신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고 말했다. 큰 기대를 않는다는 낭패감이 묻어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규제개혁이야말로 혁신성장의 핵심과제이고, 정부도 그간 규제개혁을 위해 많이 노력했으나 민간에서 느끼는 체감도가 낮다는 데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의지가 아니고 철학이다. 문 정부의 경제철학은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 문제의 시작이며 해결의 단초다. 대기업을 적대시하고, 재벌그룹을 믿을 수 없다는 사고로는 기업들이 바라는 규제완화는 기대난망이다.

기업들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없애는 것이 문 정부 공약 1호인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되고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경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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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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