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직접투자 21억달러 그쳐, 자산 매각 감안하면 사실상 자금 유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이후 중국의 대미 투자가 바닥권으로 떨어졌다.
양국의 무역 마찰이 크게 고조, 투자 리스크를 높인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문제를 앞세워 투자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위안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정부의 반기로 퀄컴과 NXP의 440억달러 규모 인수합병(M&A)이 불발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M&A 한파를 예고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뉴욕 소재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미 직접 투자가 21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46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투자 규모는 지난해 294억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사실상 단절된 상황을 연출했다.
자산 매각을 포함할 경우 올해 중국은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는 것이 로디움 그룹의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중국 금융당국의 자본 유출 규제와 미국의 엄격한 투자 규제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대미 투자에 나섰던 중국 기업들이 발을 빼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자 탄 지싱은 지난해 9월 텍사스 주에 16억달러 규모의 주거 복합 단지를 건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유학생에게 주거 공간을 임대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는 텍사스에 1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해외 자본 유출 규제로 인해 그는 목표했던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프로젝트는 유야무야 된 상황이다.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중국 위황 케미컬과 완화 케미컬 그룹이 공장을 설립, 400명의 직접 고용과 2000여명의 간접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업체가 직접 고용이 당초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히자 루이지애나 주가 재정 지원 규모를 대폭 삭감했기 때문.
여기에 국가 보안 문제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 진입 차단과 무역 마찰로 인한 불확실성도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 중국 정부가 퀄컴과 NXP 인수에 제동을 걸자 투자자들은 앞으로 양측의 ‘딜’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번졌다.
CCS 인사이트의 조프 블레이버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M&A가 마비 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사이 발표된 M&A 규모가 2000억달러를 웃돌지만 이미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