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유로 청산결제 사업 절반 프랑크푸르트로 이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유로 청산결제 사업의 절반 가량을 영국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겼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앞두고 런던의 금융중심지 위상이 흔들리며, 유럽 경쟁 도시들에 시장점유율을 뺏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최근 수 개월 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청산 및 결제하는 유로화 파생상품 규모가 런던에서 처리하는 규모와 거의 비슷해졌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유로화 결제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금리 파생상품 규모로는 5위 안에 든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이러한 움직임은 브렉시트를 계기로 삼아 런던청산결제소(LHC)로부터 고객사를 뺏어오려는 도이체뵈르제의 자회사 유렉스에 대단한 호재다. 6개월 전만 해도 도이체방크의 유로화 결제 사업은 대부분 런던에서 처리됐다.
브렉시트에 앞서 유로화 금리 파생상품 청산결제 사업을 둘러싸고 영국과 유럽의 규제당국, 은행, 거래소들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과거 유로화 금리 파생상품 청산결제의 선두주자는 단연 LCH로, 매일 1조유로(약 1306조1000억원) 규모를 처리했다.
마케팅 그룹 프랑크푸르트마인파이낸스의 후베투스 바스 최고경영자(CEO)는 파생상품 청산결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력은 수백명뿐이지만 간접적인 여파는 매우 크다며, 프랑크푸르트는 지난 30년 간 런던에 내준 금융중심지 지위를 탈환할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LCH의 모회사인 런던증권거래소(LSE) 그룹도 앞서 런던이 유로화 청산결제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잃으면 최대 10만명의 인력이 런던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청산결제 사업을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한다 해서 인력 재배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런던 소재 인력이 여전히 청산결제 업무를 한다. 다른 결제소를 사용할 뿐”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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