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라종철 박사팀, 해외 학술지 발표
신경세포 과흥분 억제 원리 밝혀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한국뇌연구원(원장대행 임현호)은 라종철 책임연구원팀이 허혈성 뇌졸중 등으로 막혔던 혈관에 혈액이 다시 돌 때 일어나는 뇌손상의 치료 물질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이란 뇌혈관 폐색으로 혈류가 감소하면서 뇌조직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약물학(Neuropharmacology)’ 8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이나 고산병이 일어나면 혈관을 통해 뇌 신경세포에 공급되는 산소공급이 줄어들면서 저산소증이 나타난다. 이때 다시 혈액을 공급해 지속적 뇌손상을 방지해야 한다. 하지만 다시 산소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흥분하여 추가적인 뇌손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림] 저산소증과 신경염증 유도에 의한 시냅스전달의 감소 : 해마의 신경세포에 저산소증과 신경염증을 유도했을 때 흥분성 후시냅스 전류(Excitatory postsynaptic current, EPSC)가 감소했으며, 재산소화를 했을 때 원상 복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 저산소증과 신경염증 유도와 재산소화에 흥분성 후시냅스 전류의 변화. (B) 흥분성 후시냅스 전류의 예. (C와 D) 흥분성 후시냅스 전류의 크기와 전하량. |
따라서 혈류를 정상화하는 단계에서 신경세포의 흥분을 조절해 손상을 억제하는 치료제의 개발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혈액이 다시 공급될 때 신경세포의 과다한 흥분을 일으키는 양이온통로(HCN통로)를 확인했다. 또 혈류를 정상화하기 전에 해당 이온통로를 억제하는 물질인 제이트브레딘(Zatebradine)을 사용하면 신경세포의 과흥분과 독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기존에는 뇌졸중 환자나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회복을 위해 체온을 섭씨 32도까지 낮춰 뇌에 흐르는 혈류를 느리게 하는 저체온요법이 많이 이용됐다.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의 흥분을 직접 낮추는 방법을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뇌연구원 라종철(사진 오른쪽) 책임연구원팀이 허혈성 뇌졸중 등으로 막혔던 혈관에 혈액이 다시 돌 때 일어나는 뇌손상의 치료 물질을 발견했다. 2018.08.13 [사진=한국뇌연구원] |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이온통로 억제제는 본래 부정맥 치료용으로 사용되던 약물”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의 흐름이 멈췄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흐르는 ‘뇌 재관류’ 손상 억제용으로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면서 저산소성 뇌손상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