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체 고객 수백명, 보험사기 공범으로 전락
본사 "한 직원의 개인적 일탈... 회사도 피해자"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최온정 수습기자 = 공짜로 차량 유리막 코팅 시공을 해주겠다는 렌터카 업체의 말에 현혹돼 시공을 받은 차주 수백여 명이 졸지에 '보험사기 공범' 신세로 전락했다.
29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경기도 고양의 S렌터카 업체가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진행한 유리막 코팅 무료시공 서비스를 받은 혐의(사기 방조) 등으로 해당 업체 고객 200여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렌터카업체는 2015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자동차 보험금을 목적으로 유리막 코팅 시공을 받지 않았거나, 코팅 보증기간이 지난 차량의 차주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차원에서 유리막 코팅 시공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회유했다. 무료시공을 해줘도 보험금을 받으면 이익이 남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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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업체는 일부 차량케어 업체와 공모해 허위로 만든 보증서를 보험사에 청구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사는 한 제보자의 신고로 피해사실을 인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 차량케어 업계 관계자는 "유리막 코팅 시공 여부는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시공을 받았다는 보증서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사건에는 전국적으로 약 200명의 차주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업체와 '공식협력' 관계였던 한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 동호회 회원은 "평소 해당 업체에서 저렴한 서비스를 받았고, 유리창 코팅 시공 역시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다만 상당수의 차주들은 무료로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보험사에 "과거 유리막을 설치한 적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공을 받은 차주들이 암묵적으로 범행에 동의하고 보험금을 나눠 가졌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한편 S렌터카 업체 측은 보험금 청구를 담당하는 30대 남성 직원의 독단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사 관계자는 "회사 대표뿐 아니라 지점장 역시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본사와 해당 지역 지점 역시 피해자"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직원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4월 중순경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9월 내로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아직도 수사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