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기아차 등 서류 AI가 검토…대부분 대기업은 사람이 직접 걸러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롯데그룹과 기아차 등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시스템을 도입하는 대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채용 시스템에 AI 도입은 초기 단계에 그쳐 올해 하반기 채용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채용 과정에 AI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상반기 6개 계열사에 한정해 도입했던 AI 활용 채용 시스템을 하반기 공채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해 시행하기로 했다.
AI 채용 시스템은 입사 지원자의 입사 지원서를 필요인재 부합도와 직무적합도,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 등의 기준에 맞춰 종합적으로 평가해 회사에서 원하는 최적의 인재를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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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우수 인재 성향과 패턴을 분석한 모델로 지원자의 업무 적합도를 예측하고, 직무 경험 기술서를 통해 업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등을 평가한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기소개서의 표절 여부도 찾아낸다.
롯데그룹 측은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검토한 결과 검토 시간이 지난해 10여 일에서 8시간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기아차 역시 자동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AI를 활용한 자기소개서 분석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반면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서류를 거르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들은 최근 블라인드 채용을 늘리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스펙 보다는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에 초점을 두고 서류를 심사하다 보니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가 개입될 여지는 확대됐다.
9월 초 하반기 공채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예년과 마찬가지로 직무적합성평가(서류 심사) 및 직무적성검사, 면접, 건강검진의 과정을 거쳐 입사자를 뽑는다.
특히 직무적합성평가에 있어선 지원자의 학교 및 어학성정 등 스펙 보다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중심적으로 자기소개서를 평가한다.
LG그룹 역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 등을 거치며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2014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며 입사지원서에 공인 어학성적과 자격증, 수상경력, 어학연수, 인턴 경험,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을 없앴다.
천편일률적인 기준을 새워놓고 스펙에 부합하지 않는 지원자들을 떨어뜨리는 방식 대신 직무과 연관된 지원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해 신입직원을 뽑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직무를 중심으로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해야 하는데 AI가 그것을 제대로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을 진 의문"이라고 말했다.
취업정보업체 잡코리아 관계자는 "채용 시장에서 AI를 도입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고, 자리를 잡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올해 하반기 채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